29년간 머리가 붙은 채 살아온 샴 쌍둥이 자매의 분리수술(본보 7월8일자 A26면)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이란인 샴 쌍둥이 자매 라단 비자니(사진 왼쪽)와 랄레 비자니의 분리수술을 담당했던 싱가포르 래플스 병원은 8일 이들이 수술 도중 모두 숨졌다고 발표했다. 병원측은 성명을 통해 "이들 자매의 사망 사실을 발표하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병원측에 따르면 이들은 52시간이 걸리는 전체 수술 중 뇌를 분리하는 신경외과 수술 과정에서 출혈 과다로 숨졌으며, 라단이 먼저 숨을 거둔 뒤 중태에 빠진 랄레도 1시간30분만에 사망했다.
이들 자매는 수술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서도 수술을 통해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를 원했다. 1996년에도 독일 의료진에게 분리수술을 요청했으나 공유혈관을 분리하는 수술이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지난 달 수술 계획이 잡힌 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우리는 수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긴장되긴 하지만 신이 우리를 도와줄 것이다"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수술은 싱가포르의 신경외과 전문의 케이스 고 박사가 집도했으며 미국 일본 등의 의사 28명과 지원인력 100여명이 참여했다. 1952년 샴 쌍둥이 분리수술이 시작된 이래 어린이에 대한 수술은 많았으나 성인에 대한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한편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란 국민과 정부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란 정부는 수술비 3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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