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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어린이 팬 없인 내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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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어린이 팬 없인 내일도 없다

입력
200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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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구단주의 합의하에 프로리그가 통째로 시장에 나온다면 구매자는 어떤 리그를 사고 싶어할까. 리그의 수입규모, 경기수준, 선수시장, 경기장시설이 우선 검토대상이다. 시장에 나온 리그 모두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조건을 갖추었다면 다음 기준은 무엇이 될까. 스폰서나 광고주, 방송사 등 경기 구매자들의 성향부터 리그가 채택한 제도나 규칙의 합리성, 러닝타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석이 뒤따를지 모른다.이마저도 비슷하다면 그 종목을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연령구조가 마지막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숫자가 같다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골고루 분포된 종목이 아래가 허약한 역 피라미드 구조보다 유리할 것이다. 어린이 팬이나 어린 선수가 없는 종목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대가 끊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리그구매의 최종기준은 연령분포구조라는 얘기이다.

때문에 전세계의 모든 스포츠조직, 특히 프로리그는 꿈나무 육성과 어린이 팬 확보를 최우선 사업으로 꼽고 있다. 요즘 어린이들이 비디오 게임이나 인터넷뿐만 아니라 X게임, 프로레슬링, 신종스포츠 등에 눈을 돌리자 전통적인 인기종목은 이를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의 스포츠소비지수는 몇 종목을 제외하고는 전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1년 미국 스포츠용품협회의 조사결과는 종목간의 판도변화 등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5년부터 2000년까지 6년간 12개 종목에 걸쳐 조사했는데 7세부터 17세 사이의 남자 어린이와 청소년의 운동인구가 증가한 종목은 스케이트보드, 스노우보드, 골프 등 3종목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4대 메이저 종목 중에서 아이스하키의 감소율은 35.8%나 됐다. 또 야구의 운동인구는 100만 명이 줄어들었다. 다른 놀이에 빠진 어린이들을 다시 잡기 위해 종목마다 엄청난 돈을 들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무소득이었다는 점에서 각 리그가 신경을 곤두세울 만하다.

국내에서 이런 조사를 매년 지속적으로 실시한 적은 없지만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는 있다. 프로구단 어린이회원 숫자의 꾸준한 감소, 미국에서 어린이 운동인구가 증가한 종목은 국내에서도 큰 폭으로 늘어난 점, 인터넷 게임분야는 세계최고의 인프라를 갖춘 곳이 한국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비슷한 결과를 추정할 수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스포츠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어린이들의 스포츠 외면현상에 대해 누군가 나서서 처방전을 마련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또 이 세계에서는 '하는 사람'이 많아야 '보는 사람'도 많아진다는 게 처방의 기본으로 통한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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