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러브하우스 코너에는 경기 동두천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소아마비 삼촌과 함께 살고 있는 자매가 깔끔하게 개조된 집에서 행복해 하는 모습이 나와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짧은 기간에 지은 집이라 나중에 혹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러브하우스의 제작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개조 주택의 사후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ID fatdice)
지난해 8월 폐지된 러브하우스 코너는 5월4일 부활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을 계속 해서 우리집까지 고쳐 달라"는 시청자의 요청이 잇따랐기 때문이지요. 개조 주택은 주로 인터넷이나 편지 등을 통해 사연을 받아 선정합니다. 도움을 원하는 가정이 너무 많아서 신청 사연은 일주일에 100통이 넘습니다. 제작진은 추천 받은 가정 중 몇 집을 골라 사전 답사를 한 후 최종적으로 한 가정을 고릅니다. 이 때문에 당첨률은 복권 당첨에 맞먹을 정도로 낮죠. 제작진은 "어렵지만 밝고 열심히 살아서 시청자가 볼 때 '저 가정은 행운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집"을 선정의 우선 조건으로 꼽았습니다.
공사는 평균 3주 정도가 걸립니다. 부분 수리는 2∼3주면 끝나지만 거의 무너져 가는 집인 경우에는 공사가 한 달을 넘기도 하죠. 한계도 있습니다. 개조 대상은 자가 주택에 한정한다는 것이죠. 전세나 월세일 경우는 나중에 집 주인과 소유권을 둘러싸고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6월8일 방송된 서울 종로구 창신동 준형이네 집은 국유지에 불법으로 지어진 집이었습니다. 준형이가 고령의 할머니와 단 둘이 사는 이 집은 말 그대로 천장은 비가 새고 단칸방은 단 둘이 지내기에도 비좁았습니다. 비록 자가 주택은 아니지만 다행히 국가에서 집수리를 허락해 줘 준형이는 큰 선물을 얻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전적 문제입니다. 다 쓰러져 가는 집인 경우에는 아예 신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8,0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합니다. 부분 수리는 1,000만원 정도로 해결되는 예도 있지만요. 다행히 러브하우스는 협찬사가 많아 현장 인부임금 등 기본 비용을 제외하면 골조에서부터 벽지 등 소소한 건축자재, 가전제품까지 대부분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무료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어렵고 지저분하게 살던 사람에게 너무 세련되고 깔끔한 집을 지어 주면 관리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것보다 실용적인 집을 지어 주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거죠. 하지만 제작진의 말은 다릅니다. 김엽 CP는 "환경이 사람을 바꾼다고, 바뀐 집 덕분에 사람들이 더 깨끗하고 부지런해져서 더 열심히 꾸미면서 살더라"고 말합니다. 너무 짧은 기간에 지어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말도 있습니다만 러브하우스는 철저한 사전제작 방식으로 방송되기 때문에 방송에 맞춰 공사를 서두르는 일은 없다고 하네요. 지금도 4개의 집이 동시에 개조 중에 있습니다. 현재 이창하씨 등 5명의 디자이너가 번갈아가며 집 개조를 담당하고 있고 이들이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게 됩니다. 게다가 요즘은 개조한 집 앞에 디자이너 이름이 적힌 간판을 달아 놓기 때문에 더욱 책임감을 갖고 시공한다고 합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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