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7일 5일간의 일정으로 아프리카 5개국 순방을 시작했다.세네갈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우간다, 나이지리아를 돌게 될 부시 대통령은 공화당 출신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한다는 점에서 '역사적 방문'으로 조명받고 있다. 미국 역대 대통령을 통틀어서도 지미 카터(1978년) 빌 클린턴(98년)에 이어 3번째 공식 방문이다.
부시와 백악관이 밝힌 순방 목적은 아프리카 빈국의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을 지원하고 기아와 내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인의 고통 종식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시는 방문 기간중에 150억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카리브해 지역 에이즈 퇴치 5개년 계획을 강조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테러단체의 온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아프리카의 빈약한 치안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1,000만 달러 규모의 대테러 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최근 국제 이슈로 떠오른 라이베리아 사태에도 관심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00년 대선 캠페인 당시 "아프리카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부시가 '왜, 지금 아프리카를 방문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갈래로 엇갈린다.
뉴욕 타임스는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정책의 중심으로 잡은 부시 행정부에게 아프리카 각국 지도자의 지원이 필수적 요소로 떠올랐다는 점과 최근 대테러 전진 기지를 세네갈 우간다 등지까지 넓히려는 미군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 이번 방문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내년 재선을 노리는 부시가 대내외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가난한' 아프리카 방문을 기획했다는 분석도 있다. 수많은 국가 가운데 내전으로 피폐해진 콩고 르완다 등은 외면하고 세네갈(민주주의 정착) 우간다(에이즈 대책) 보츠와나(경제 성장) 등 '모범 국가'만 골라 방문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랍권에 편중된 미국의 석유 의존도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로 분산시키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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