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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피해여성 위한 콘서트" 준비 새움터 사람들/"퍼져라 희망의 햇살… 그늘진 언니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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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피해여성 위한 콘서트" 준비 새움터 사람들/"퍼져라 희망의 햇살… 그늘진 언니 얼굴에"

입력
2003.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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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터'는 1996년 경기도 동두천에서 성매매 피해여성을 돕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기지촌 운동을 벌인 '두레박' 회원 몇 명이 뜻을 모아 만든 단체. 직원재활센터, 자녀 공부방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곳을 찾은 회원은 지금까지 200명을 넘는다. 한번 새움터를 거쳐간 여성 중 다시 성매매에 빠져든 여성이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새움터의 자랑이다."언니들은 성매매의 주체가 아닌 피해자에요. 흔히 여성들이 돈 때문에 제발로 윤락가를 찾아 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회의 비뚤어진 편견입니다. 성을 파는 것은 언니들이 아니라 포주들이에요."

새움터에서 '성매매 여성'이 아닌 '피해여성'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언니'라는 호칭도 으레 생길 수 있는 서먹함을 줄이는 한편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이가 아니라 서로 도와가는 대등한 관계임을 뜻한다. 콘서트를 준비하는 이화여대 여성위 소속 '누에(닉네임)'는 '언니들과 함께 사회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된 것'이 활동의 가장 큰 성과라고 토로했다. "얼마 전 '와일드 카드'라는 영화를 봤어요. 택시기사에게 욕을 해대고 성폭행을 당하면서도 우악스럽기만 할 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야한 화장의 무서운 그 여자는 제가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 언니들의 모습과 전혀 달랐습니다. 알기 전이라면 저도 다른 이들처럼 웃었겠지만 도저히 스크린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지난 4월 한국여성재단으로부터 '우수 파트너상'을 받기도 한 새움터 실무자들에게 많은 이들은 "그저 지원만 받으면 되지 복잡한 콘서트는 왜 굳이 기획하느냐"고 묻는다. 콘서트를 총괄·기획하는 김양영희씨는 "이 콘서트의 모금 목표액은 2,000만원으로 두 명의 언니들이 자립할 수 있는 정도의 돈"이라며 "행사로 큰 사업을 벌이겠다기보다 사회가 언니들에게 갖는 편견을 깨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출연자는 페미니스트 가수 지현과 안혜경, '예솔이' 이자람을 비롯 뮤지컬 배우 김영주 김선영 박준면씨 등이다. 공연 외에도 이미 세상에 없는 '언니'들을 위한 위령제도 준비중이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에게 졸업 후 언니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으니 '경제적 지원'이라고 입을 모인다. 학생 신분으로 기업에 콘서트 지원요청을 했다가 단칼에 거절 당한 속상한 경험 때문이다. 연세대 여성주의 동아리 '모반' 소속 '홀씨(닉네임)'는 "기업체 관계자들은 성매매 혹은 피해여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행사라는 이유만으로 설명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기업들이 룸살롱 접대 등으로 성매매 문화에 어느 정도 '기여한' 만큼 책임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긴 했지만 '새움터'는 아직도 종종 '여기 뭣 하는 곳이냐'는 포주들의 협박에 시달린다. 김 간사는 윤락가를 빠져 나오려는 '언니'를 위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키도 한다고 말한다.

"새움터는'새 움이 트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언니들의 희망이 숲을 이뤄 약자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우리 사회 전체를 변화시켰으면 하는 게 저희 꿈입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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