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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만 보는 시계는 가라!

입력
2003.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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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미(31·뉴욕대 파인아트 교수)씨는 시계를 30개나 갖고 있다.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낡아빠진 가죽밴드의 세이코 시계부터 오메가의 컬렉터스 에디션인 기계식 시계, 패션브랜드인 크리스티앙 디올, CK, 펜디, 구치의 시계와 값싸면서 톡톡 튀는 그림이 재미있는 스와치 시계에 이르기까지 컬렉션의 폭도 다양하다.올해 초엔 스포츠시계 브랜드인 티쏘의 기능성시계 T-Touch를 구입했다. 큰 문자판과 시원한 디자인이 여름분위기와 딱 어울려 만족스럽다. 김씨는 "단순히 시간을 보기위해 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은 이제 없을 것"이라며 "옷차림이나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시계를 골라차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시계가 패션의 중요 아이템으로 급성장하면서 자연스레 트렌드가 생겼다. 불과 3년전만 해도 까르띠에의 검정색 가죽밴드 시계가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그 다음엔 진짜든 가짜든 다이아몬드를 촘촘히 박아 화려함을 강조한 크로노타입의 시계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섹시한 스포츠룩이 인기를 얻고있는 올 여름에는 시계도 한층 스포티해졌다. 다이아몬드를 박아넣은 호사스러운 디자인의 인기는 다소 떨어진 대신, 해양스포츠나 등산 등을 즐길 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진보된 기능의 시계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젊은 시계 마니아들을 사로잡고 있다. 핀랜드 브랜드 순토 홍보담당자인 송혜진씨는 "여름에는 손목의 노출이 많고 야외활동도 잦은 만큼 디자인은 더 대담해지고 색상도 빨강 하늘색 주황색 등으로 화사해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다양한 기능과 품목을 하나로 묶어놓은 이른바 '퓨전시계'가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퓨전시계의 대표적인 예는 미국의 기능성 시계브랜드 타이맥스에서 나온 초미니 사이즈의 MP3시계를 들 수 있다. 시계이면서 MP3파일뿐 아니라 워드파일 엑셀파일 그림파일 등 모든 종류의 파일을 담을 수 있는 칩이 내장돼있다. 순토에서 나온 X6모델은 시계 뒷면에 USB케이블과 연결하는 장치가 되어있어 시계에 저장된 데이터를 PC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이탈리아 쥬얼리 브랜드 바라카에서 내놓은 포켓시계는 기능보다는 다양한 연출법으로 눈길을 끄는 퓨전시계다. 주머니에 넣거나 목걸이 혹은 벨트처럼 연출할 수 있도록 시계줄을 체인으로 만들었다.

퓨전시계 외에도 여름철 해양스포츠를 즐길 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성 스포츠시계의 인기도 높다. 티쏘의 T-Touch는 손가락을 시계의 원하는 기능에 대면 바늘이 이동하면서 기능이 변화하는 첨단 테크놀로지를 자랑한다. 불가리의 디아고노 프로페셔널 스쿠버다이빙은 바닷속을 탐험하는 사람들을 위해 깊이 200m에서도 방수가 되는 기능이 장착됐으며 다이얼이 야광으로 처리되어 어두운 심해에서도 잘 보이도록 했다.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등장해 유명해진 오메가의 시마스터 프로페셔널 크로노 다이버는 깊은 바닷속에서 시계 내부에 생길 수 있는 헬륨을 방출시켜 손상을 막아주는 헬륨 방출 밸브를 갖췄다. 또 순토의 옵저버 Tr스포츠는 고도와 상승·하강 속도, 기압, 경사도 등 환경에 대한 필수정보를 갖춰 등산이나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 내구성이 뛰어난 티타늄 소재에 고무밴드를 접목시켜서 가볍고 운동시 손목에 땀이 배는 것을 막아 착용감이 좋은 것도 인기비결이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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