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7월5일 영국 에든버러의 로슬린 연구소에서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다. 이 연구소의 이언 월머트 박사는 핀란드 도르셔 양에서 세포핵을 얻은 뒤에 폴란드 도르셔 양에서 얻은 난자의 핵과 치환하고, 이것을 스코틀랜드 블랙페이스 양의 자궁에 착상시켜 5개월 뒤 돌리를 탄생시켰다. 세 품종의 양이 이용됐지만, 돌리는 난자를 제공한 양이나 대리모 노릇을 한 양으로부터 유전자를 받지 않았으므로 오로지 핀란드 도르셔 양의 복제생물이었다. 로슬린 연구소는 올해 2월14일 폐질환을 앓고 있던 돌리를 안락사시켰다. 6년 7개월 만에 숨졌으므로, 돌리는 양들의 평균 수명 11∼12년의 반밖에 못 산 셈이다.수정란을 나누어 복제하는 방법(생식세포 복제)으로는 1981년부터 쥐, 양, 토끼, 소 등 여러 종의 포유동물이 복제된 바 있지만, 완전히 자란 다른 포유동물의 세포로부터 복제(체세포 복제)된 포유동물은 돌리가 처음이었다. 이미 6살이나 된 암컷 양의 젖샘 세포에서 만들어진 돌리는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켰다. 다 자란 개체의 세포는 토티퍼턴시(totipotency: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가 없다는 것이 그 때까지의 과학적 상식이었기 때문이다. 복제양 돌리 이후 복제쥐, 복제돼지, 복제고양이 등이 잇따라 태어났다. 한국에서도 1999년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黃禹錫) 교수 팀이 복제젖소 영롱이를 탄생시켰다.
복제양 돌리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영국 의회는 사람의 복제를 금지했고, 인간 복제를 둘러싼 윤리 문제는 여러 나라에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종교단체 라엘리언 무브먼트에 딸린 복제회사 클로네이드는 30세 미국 여성의 체세포 복제를 통해서 인류 최초의 복제 여아 이브가 태어났다고 발표했지만, 그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종석/논설위원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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