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아남반도체 인수 과정에서 계열 금융회사를 부당하게 동원한 혐의를 받아온 동부그룹에 인수지분 매각명령을 내렸다.금융감독원은 4일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이 지난해 7월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아남반도체의 지분(9.68%)을 사들인 것은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이라며 5% 초과 지분을 처분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두 회사에 대해 각각 문책기관 경고를, 대표이사 및 담당이사에 대해서는 주의적 경고를 내렸다.
1997년 금산법이 제정된 이후 감독 당국이 이 법의 규정을 근거로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금융 계열사를 통한 재벌들의 문어발식 확장에 강력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현행 금산법은 금융계열사를 갖고 있는 기업집단이 특정회사의 주식 5% 이상을 '경영권 지배 목적'으로 취득할 경우 금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은 지난해 7월 25일 아남반도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각각 8.07%(500억원)와 1.61%(100억원)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금감위 승인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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