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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 연주서 감동의 빛 느껴보세요"/20년 전통 서울 한빛맹학교 밴드 女프로농구 개막식서 애국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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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 연주서 감동의 빛 느껴보세요"/20년 전통 서울 한빛맹학교 밴드 女프로농구 개막식서 애국가 연주

입력
200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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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주가 전국에 생중계된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매일 잠까지 설치는 걸요."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금융그룹배 2003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개막식에서 한빛맹학교 밴드부가 5,000여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애국가를 연주한다. 개막행사에 초청된 서울 강북구 한빛맹학교 밴드부는 20년 전통을 가진 시각장애인 브라스 밴드다. 장애인 밴드가 프로 스포츠 개막행사에 참여해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연주실력을 인정 받아 당당히 초청 받았다.

당장 연주해도 걱정 없는 솜씨지만 20명의 단원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교3학년으로 구성된 데다 처음 받아보는 커다란 관심때문인지 설렘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이날 개막식이 전국에 생방송된다는 사실에 한껏 고무돼 모두 연습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들의 이번 연주는 지난달 27일 열린 한빛맹학교 설립 43주년 기념 행사가 계기가 됐다. 밴드부는 이날 정통 재즈 풍으로 '내게 강 같은 평화' 등을 전문밴드 뺨치는 수준으로 연주해 내빈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한국여자농구연맹 관계자가 이들의 연주실력에 감탄, 개막식에 유명 여가수를 초청해 애국가를 부르게 하려던 당초계획을 부랴부랴 백지화하고 이들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한빛맹학교 브라스 밴드가 시각장애 학생들의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연주가 수준으로 일취월장한 데는 김양수 교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 김 교장은 올해 초 밴드를 이끌 전문음악인을 초빙했고 부원들의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좋아졌다. 밴드부를 지도하는 김용복(46)씨도 "단원 모두 음감이 뛰어난데다 섬세해 감동적인 연주를 한다"며 "우리 아이들만큼 기악연주를 잘하는 밴드를 보지 못했다"고 자랑했다.

생애 첫 큰 행사를 앞두고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트렘펫 연주자 윤석형(12) 군은 "나의 연주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라며 "단원 모두 진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군은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트렘펫을 연주하는 음악가가 되는 게 꿈이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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