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쌀 소비 확대를 위해 1일부터 장병들에게 쌀과 보리 혼식을 중단하고 100% 쌀밥만 급식하면서 때 아닌 '쌀―보리 논쟁'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한국건강연대(공동대표 김숙희 전 교육부장관 등)가 식생활 관련 100여개 시민단체와 연대해 국방부에 '보리 혼식 장려' 진정서를 제출키로 함에 따라 점화됐다.한국건강연대는 4일 "백미가 각종 혈관계 질환, 당뇨병, 비만의 주원인이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아는데 나라의 장래를 짊어질 장병들의 주식을 흰 쌀밥으로 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국방부가 앞장서 성인병 환자를 양산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 단체 이지은 상임집행위원은 "쌀이 부족할 때는 분식을 장려하고, 쌀이 남으니까 쌀밥만 먹으라는 것은 인간을 식량수급의 볼모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인간의 몸에 가장 좋다는 오곡밥은 주지 못할 망정 보리쌀까지 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형옥 조직국장도 "곧 군에 갈 아들을 둔 엄마로서 아들이 2년간 5대 만성병의 원인인 흰 쌀밥만 먹게 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실제 보리에 담긴 풍부한 섬유질은 소화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정신 집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보리 논쟁'에 대해 국방부는 "쌀 소비 확대라는 정부의 시책뿐 아니라 신세대 장병들의 선호도를 고려한 조치"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보리 수확량이 줄어 수급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잡곡밥 대신 다른 다양한 음식을 제공해 영양 불균형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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