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자위대를 파병하는 '이라크 부흥 지원 특별조치법안'이 4일 일본 중의원에서 자민, 공명, 보수신당 등 연립3여당의 찬성으로 통과됐다.민주, 자유, 공산, 사민당 등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표결 처리한 여권은 23일께 참의원에서도 표결 처리할 방침이어서 10월 자위대 파병이 확실해졌다.
이 법안은 4년 한시법으로 비전투지역에 한정해 자위대가 난민에 대한 의료 및 생활물자 배포 등 인도적 지원과 미·영군에 대한 보급 및 수송 등 안전 지원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야권은 현재 이라크의 치안상태가 전투지역과 비전투지역 구분이 어려워 자위대가 우발적인 전투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안에서 자위대 파병 부분은 삭제할 것을 요구해 왔다. 특히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는 등 이라크전의 명분이 약해 자위대 파견은 유엔이 인도적 지원을 결의하고 잠정적 통치기구가 발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4일 각의에서 기존 유엔평화유지활동(PKO)협력법에 근거해 우선 이달 중 요르단에 항공자위대 C130 수송기 2대를 파견키로 했고, 10월에 육상자위대 500여 명 등 1,000여 명 규모의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또 방위청이 자위대 파견 기본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미·영군의 탄약 수송 여부를 비롯한 구체적 임무, 무장 정도 및 무기 사용규칙 완화 여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연립3여당은 이라크법안과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서 함께 통과시키려 했던 아프가니스탄 대(對)테러전쟁 지원 특별조치법 시한 연장 개정안은 야당의 반발을 고려, 9월 중순 임시국회를 소집해 자위대 이라크 파견 국회 승인과 함께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9월 초 자민당 총재 선거를 조기 실시해 재선을 달성한 뒤 10월 초에 중의원을 해산해 11월 초 총선거를 실시한다는 정치 일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東京)신문은 "치안 상황이 불안한 이라크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것은 고이즈미 정권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자위대가 예기치 못한 사태에 휘말릴 경우 총리 책임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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