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서양화가 김흥수(金興洙·84·사진) 화백의 '나의 이력서'를 7일(월)부터 연재합니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김 화백은 함흥고보 3학년 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이래 60여년 간 정력적인 창작 활동으로 한국 현대 미술의 창조적 발전에 크게 기여한 화가입니다.김 화백은 미국에서 활동하던 1977년 '음양 조형주의(하모니즘)'를 선언한 이래 구상과 추상,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심상을 대비시키는 독창적 화풍으로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았습니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쥬 미술관에서 한국인 최초로 초대전을 열었으며, 그의 작품 '승무도'가 이 미술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그는 특히 "여체가 미의 출발점"이라는 독특한 예술관과 여성관을 피력했으며, 실생활에서도 지칠 줄 모르는 정열과 매력을 내뿜어 세인의 찬탄을 불렀습니다. 92년에는 42세 연하의 제자와 9년간 동거 끝에 고희를 넘긴 나이에 결혼식을 올려 장안의 화제가 됐으며, 이 결혼 생활과 그에 앞서 해외 체류 중 교류한 현지 여인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성생활의 비법과 부부 문제 등을 다룬 책 '나의 체험적 여성론'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평생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는 김 화백의 흥미진진한 삶의 역정은 끊임없이 새롭게 도전하고 성취해 온 예술가의 수련기인 동시에 우리 화단의 생생한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공개되지 않은 얘기와 사연을 진솔하게 풀어 놓을 김흥수 화백의 '나의 이력서'에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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