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서울 마포구 성산동 임대아파트내 한 컨테이너박스형 공장. 대형세탁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고 한쪽 작은 방에서는 건조기에서 막 나온 수백장의 뜨거운 빨래를 개느라 5명의 부녀자들이 연신 땀을 훔치고 있다. 서울 마포자활후견기관의 자활공동체중 하나인 물세탁사업단의 모습이다. 물세탁사업단은 현재 마포구의 신촌 일대의 스포츠센터나 목욕탕 미용실 등 10곳의 거래처에서 옷 수건 등 빨랫감을 받아 장당 80원에 세탁해준다. 사업단은 다음달이면 독립운영을 한다. 지금은 수익금을 모두 적립하고 사업단 참여자의 임금은 국고보조(1인당 하루 2만7,000원)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독립운영이 되면 자체 수익으로 운영자금이나 임금을 마련하는 사업체가 되는 것이다.8명의 사업단 참여자들은 '홀로서기'에 따른 고민이 많다.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적지 않다. 사업단 참여자인 이영인(48)씨는 "운영자금과 적정한 임금이 나올 만큼 거래처를 더 확보하고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며 "하지만 모두 가장 역할을 하는 억척여성들이라 독립운영을 하더라도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활근로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취로사업형 근로사업이 장기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2000년말 시작된 사업. 자활후견기관에서 급식 수공예 세탁 등 자활사업단을 조직해 참여자에게 국고로 임금을 지원하다가 2년 정도 지나면 독립운영을 하게 되는 방식이다. 당초 50개 자활후견기관으로 출발했으나 3년이 된 지금은 192개 기관으로 늘었고 자활후견기관내 사업단도 1,188개에 달한다. 시범실시기간인 96년 설립된 마포자활후견기관은 물세탁사업단 외에도 사랑의 도시락, 수공예사업단, 납품용 떡을 만드는 오곡나눔, 간병서비스, 집수리사업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마포자활후견기관 김민숙(30) 마케팅팀장은 "사업단 상당수는 일반업체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다"며 "경제적 자립의 꿈을 키워 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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