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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성성해도 친절봉사 따를 이 없죠"/60代자원봉사자 박천서씨 "올해의 공항 친절왕"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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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성성해도 친절봉사 따를 이 없죠"/60代자원봉사자 박천서씨 "올해의 공항 친절왕" 선정

입력
2003.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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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친절 알리기에 남은 여생을 바치고 싶습니다."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래 2년 4개월간 친절한 한국인의 모습을 널리 알려온 박천서(66)씨. 귀 주변엔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박씨는 3일 그 동안의 '친절 공로'를 인정받아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 중에서 당당히 '올해의 공항 친절왕'에 선정됐다.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공항이 얼마나 낯설겠습니까. 그들을 원하는 곳까지 안내해 주고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박씨가 뒤늦게 이 일에 뛰어든 이유는 간단했다. 개인사업을 그만두고 1999년 노인대학 학생회장을 맡으며 '봉사'에 대해 눈을 뜬 그는 60년대 미군 헌병대에서 10여년 넘게 근무하며 다져진 영어실력을 살려 노년생활을 보람차게 지낼 일을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는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맞춰 1,000여명을 모집하는 자원봉사자 공고를 보고 주저없이 여생을 외국인 봉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박씨가 공항에서 해온 일은 안내 업무. 단체여행객 등 공항 이용객에게 능숙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통역 등의 안내 편의를 제공하고, 여객터미널, 교통센터, 안내데스크 운영도 지원하는 등 공항의 숨은 일꾼으로 활약하며 젊은 직원 못지않게 생기찬 에너지를 발산해 왔다. 이제는 28개월간의 안내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용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 아이디어 제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용객들이 헤매는 길목을 잘 헤아려 표지판이나 안내데스크 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합니다."

주말을 포함해 일주일에 네 번 오후2시부터 5시간 동안 일하는 그를 주변 사람들은 '캡틴'이라고 부르고 있다. 주말 오후팀에 속한 15명의 자원봉사자들 중 팀장역할을 맡았기 때문.

"어깨가 더 무거웠지만 사명감도 느낍니다."

'봉사왕'답게 박씨는 이날 받은 상금 30만원을 노인 무료급식을 위해 모두 내놓았다.

"건강이 허락하고 공항이 나를 필요로 하는 그때까지 인천국제공항을 지키고 싶습니다." 검정색 바지에 주황색 자켓을 입은 박씨의 유니폼은 이제 그에게 더욱 어울려 보인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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