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어제 포항 1기 설비 가동 30주년을 맞았다. 허허벌판의 영일만 모래펄에서 맨손으로 시작했던 포스코는 이제 일관 제철 설비 가동 30년 만에 철강 생산 3,000만톤을 눈 앞에 둔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성장했다. 그동안 자산은 125배, 매출은 287배가 늘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5년 연속 철강 부문 최고 기업으로 선정했으며, 포천은 철강 부문의 가장 존경 받는 기업으로 꼽았다. 세계 철강업계가 '영일만의 신화'라고 부르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철은 흔히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포스코가 값 싸고 질 좋은 철을 생산해내지 못했다면 현재 세계 1위인 조선, 2위 가전, 5위 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 만큼 포스코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고,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급변하는 세계 철강업계 환경에 어떻게 주도적으로 참여하느냐는 것이다. 철강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 현상으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세계적인 기업들 사이에 생존을 위한 통합과 전략적 제휴 등이 확산되고 있다. 또 세계무역기구(WTO)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장벽이 철폐된다. 중국 등 개도국의 가격을 무기로 한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빠르게 진행되는 대체 소재 개발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민영화 3년째를 맞아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감시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과거와는 다른 경영 환경이다. 포스코로서는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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