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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인정받기까지 12년 국내마술계 도약 첫발 딛었죠"/정은선 한국마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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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인정받기까지 12년 국내마술계 도약 첫발 딛었죠"/정은선 한국마술협회장

입력
2003.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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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계에 마술 같은 일이 일어났지요."정은선 한국마술협회장은 최근 문화관광부로부터 '한국마술협회 사단법인 인정서'를 받아들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그는 A4용지 한 장 분량의 이 증명서를 받기 위해 무려 12년 동안 서울 세종로 문화관광부 청사를 들락거렸다.

'국내 최초의 마녀(魔女·여자마술사)'로 불리는 그녀는 마술이 공연 장르로 인정받고 마술 인구를 늘리자면 법인설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1991년 처음으로 문광부에 사단법인 등록 신청을 했다. "회원 수가 많지 않다느니, 법인 운영재원이 부족하다느니 등의 이유로 신청서가 반려됐지요. 실제로는 마술이 무슨 예술이냐는 사회 인식이 작용했을 겁니다."

한국마술협회가 사단법인으로 인정받은 것은 마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인터넷 마술 동호회가 속속 생겨나고 있고 어린이들까지 마술을 배울 정도로 마술 신드롬이 불고 있다. 현재 국내 마술 동호인은 20만명, 프로 마술사는 50여명으로 추정된다.

"이제는 전국 규모의 마술대회를 한국마술협회 명칭으로 주최할 수 있고 수상자에게 장관상을 수여할 수도 있습니다. 국내 마술계가 도약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지요."

정 회장은 6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 열리는 '제1회 매직 스페이스 매직 컨테스트'를 마술협회의 사단법인 등록을 축하하는 축제로 꾸밀 생각이다. 장장 6시간동안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알렉산더 매직 패밀리, 쿠마 매직, 매직 스페이스 등 국내 마술계를 대표하는 마술인들이 대거 출연해 마술 묘기를 선보이며 마술사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마술 강의도 실시한다. 고바야시 고헤이, 댄 리페이 등 일본 독일의 유명 마술사들의 해외 마술쇼도 펼쳐진다. 정 회장은 이 행사의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우연히 접한 마술묘기에 반해 대학을 중퇴하고 마술의 길에 들어서면서 충북 청주의 부유한 한의사였던 아버지로부터 "부녀의 인연을 끊자"는 말을 들었다. 91년 '마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마술대회(FISM)에서 5위에 입상했고 99년 '신지식인'에 선정된 그녀는 국내에 몇 안되는 억대 수입을 올리는 마술사이다. 최근 "돈을 벌고 싶으니 마술을 가르쳐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마술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마술을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에요. 재능을 타고 났고 마술에 인생을 걸 각오가 돼 있는 지원자만을 받아들입니다. "

정 회장은 얼마 전 프로 마술사 J. M. 리(26)를 공식 수제자로 지명하고 마술 비법을 전수하고 있다. 정 회장의 나이를 묻자 "마술사의 나이는 마술처럼 변한다"면서 마술사 다운 재치를 보여주었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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