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류가 3일 독자적으로 신당 추진기구를 발족하는 등 본격적인 신당 창당 수순에 돌입, 민주당은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신세가 됐다. 그러나 신·구주류 모두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고 말하고 있는데다, 일각에선 "조기 전당대회에서 결판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절충점이 찾아질 지 주목된다.신주류 핵심인사 28명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신당추진모임 4차 회의를 갖고 김원기 고문을 의장으로 하는 신당추진기구를 발족했다. 이해찬(기획) 천정배(국민참여2) 신기남(정치개혁) 의원 등 10명은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신주류는 참여 의원이 60명이라고 발표했다. 정대철 대표, 김상현 조순형 김근태 고문 등 원내외 중진 12명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그러나 고문 등으로 발표된 정 대표와 조순형 김경재 김운용 박병석 김효석 정철기 의원 등 7명은 "사전에 협의한 적이 없다",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혀 혼선을 빚었다. 당장 "신주류가 구주류와의 세대결을 의식, 머리수 불리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김원기 의장은 이날 당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구주류가 중도파의 중재안조차 거절, 대화와 타협에 의한 신당 창당의 길이 막혔다"며 독자 행동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신주류는 기구 발족을 계기로 조만간 각계 전문가 그룹과 재야·시민단체 인사들의 영입에 나설 예정이다. 신주류는 또 전국 순회 토론회 등 대국민 홍보활동도 병행키로 했다. 호남출신 차세대주자인 정동영 고문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잘못할 때는 끽소리도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 김 전 대통령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호남 민심을 선동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구주류 견제에 나섰다.
반면, 구주류측은 신주류의 독자 행보를 '해당행위'라고 맹비난하며, 내주 중 대전에서 당 사수 결의대회를 갖기로 하는 등 당분간 세 과시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통모임 대표인 박상천 최고위원은 "당의 승인이나 결의 없이 당 해체를 전제로 한 신당기구를 띄우는 것은 해당행위이자 징계사유"라고 주장했다. 한화갑 전 대표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신주류의 신당 추진은 자기들이 유리한 방향을 좇아 다니는 주도권 싸움"이라며 조기 전대 소집을 재차 촉구했다.
신·구주류의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자 신주류 일각은 물론 중도파 안에서 "차라리 전당대회를 열어 표로 결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관심이다. 이상수 총장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결론을 내자는 의견이 신주류 내부에 있다"고 말했고, 중도파인 강운태 의원도 "전당대회에서 표로 결정한 뒤 모두가 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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