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프팅 위에 펀약킹?올 여름 강원 인제 내린천에 '펀약킹'(Funyaking)이 떴다. 아직 생소하게만 들리는 펀약킹은 이름 그대로 '펀약'을 타고 즐기는 급류타기(래프팅). 펀약은 카약(또는 카누)처럼 생겼지만 공기를 넣는 고무보트라는 점에서 일종의 '공기주입식카약에 해당한다. '카약처럼 생겼지만 재미가 래프팅 보다 쏠쏠하다'는 뜻에서 '펀(Fun)'과 카약의 뒷글자 '약'(yak)을 따 최근 펀약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그 모습이 마치 오리의 궁둥이를 연상시킨다고 해 '더키(Ducky)' 또는 공기를 주입하기 때문에 '인플래터블(Inflatable) 카누'라고 불린다. 펀약은 길이가 래프팅보트의 70∼80% 내외이고 넓이도 60% 미만이어서 급류를 통과할 때 느끼는 요동(롤링 & 피칭)의 스릴이 래프팅보다 훨씬 다이내믹하다.
승선 인원도 2∼4명. 8명 이상이 타는 래프팅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움직임이 가볍다. 또 카약처럼 양날 노를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계곡의 청룡열차 펀약킹
카약의 조종성과 래프팅의 안정성을 결합한 펀약킹은 장비와 승선인원의 차이가 있을 뿐, 즐기는 장소, 코스, 방법 등은 래프팅과 거의 흡사하다.
특히 카누의 몸체가 작다 보니 급류 속을 통과할 때 펀약 앞쪽이 파도의 정점을 뚫는다. 이때 위에서 쏟아지는 물벼락을 온몸으로 맞는 느낌은 장쾌한 스릴과 함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에 그만이다. 내린천에서 펀약 40여대로 펀약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한백레저의 김병오 단장은 "래프팅은 파도를 치고 올라 가는 반면 펀약킹은 파도를 뚫고 지나간다"고 설명한다. 래프팅 보트의 경우 파도가 치면 보트 앞부분이 두툼하고 바닥이 납작해 위로 떴다가 내려 앉는다. 하지만 펀약은 앞부분이 뾰족하고 가는 편이어서 파도가 위로 치더라도 그대로 파도를 뚫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카누가 파도를 헤치고 전진하는 것과 같은 이치.
물론 앞에 앉은 사람은 파도의 물살을 그대로 몸으로 떠안는다. 최근 펀약킹을 즐긴 대학생 김계현(22)양은 "물벼락이 가슴팍을 팍팍 때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스피드와 스릴은 래프팅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즐기기에 부담없어요
래프팅 경험이 있고 약간의 패들링 기술을 습득하면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펀약킹을 즐길 수 있다. 펀약의 가장 큰 매력은 '래프팅이 줄 수 없는 그 이상의 스릴'. 한국레저협회 김창수 실장은 "래프팅을 한 두번 해본 사람 중에 래프팅에 싫증을 느끼고 펀약에 흥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래프팅 인구가 급증하면서 뭔가 새로운 모험을 찾는 래프터(Rafter)중에 펀약킹의 오붓하고 스릴 넘치는 투어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
조종은 일반적인 딱딱한 하드셀 카누와 같으면서도 래프팅처럼 배우기 쉬워 간단한 강습을 받으면 2∼3급 난이도 정도의 물살을 가를 수 있다. 대부분 펀약투어와 같은 코스를 즐기지만 래프팅에 비해 빠른 스피드와 방향전환 등 조정의 용이함 때문에 래프팅 보트가 통과하기 어려운 좁은 수로와 얕은 지역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심지어 상류로 물살을 역으로 치고 올라가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한백레저 (02)515―6633, 한국레저협회 (02)522―5677.
/박원식기자 parky@hk.co.kr
김병오 한백레저 단장
"래프팅 보급이 일반화한 만큼 이제 펀약킹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질 것입니다."
레포츠이벤트회사인 한백레저의 김병오(사진) 단장은 국내에서 '펀약킹전도사'로 통한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몇몇 래프팅 동호회에서만 간간이 소개됐던 펀약 보급에 선도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현재 사용되는 펀약의 개조에도 그의 현장 경험이 한 몫 했다. 국내에 수입되거나 OEM 수출되던 펀약이 불충분하다고 느껴 사람이 앉는 매트리스의 두께를 두껍게 해 바닥이 꺼지지 않도록 했고 보트 앞부분이 들리지 않도록 선수(보트 앞부분)를 낮추도록 한 것. 결국 고무보트 전문 제조회사인 우성아이비와 협력, 올해 개량형 펀약을 만들어냈다.
펀약킹이란 이름도 그가 몇날을 궁리한 끝에 창안해낸 용어다. "덕키라는 외국말이 있었지만 일반에게 와 닿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신조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냈다"고그는 말한다.
"일단 펀약킹을 맛 본 사람은 래프팅을 시시하게 여긴다"는그는 "물을 이해하고 노젓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게 펀약킹"이라고 추천했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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