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머리가 무슨 죄입니까. 선처해 주세요." 탈모 증세가 있는 사람들이 '가발 살인범' 구명에 나섰다.'가발 살인범'은 지난 달 26일 발생한 살인사건 피의자 홍모(38)씨. 30대 찜질방 인터넷 모임 회원이었던 홍씨는 회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만취한 전모(37)씨가 여성 회원들 앞에서 장난으로 두 차례 자신의 가발을 벗겨 내던지자 격분, 흉기로 전씨의 가슴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사건이 알려지자 발모촉진제 판매사이트인 '노볼드'(nobald.com) 등 대머리 사이트를 중심으로 법원에 홍씨에 대한 탄원서를 내자는 의견이 폭주하고 있다. 한 회원(아이디 pure623)은 "가발을, 더군다나 여자들 앞에서 벗기는 장난은 엄청난 장난이다"며 탄원서 제출 의견을 밝혔고 다른 회원(아이디 designzu)은 "대머리 판사, 변호사라면 형량을 좀 낮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탄원서를 제출한 회원은 현재 2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감정적 대응을 반대하는 회원들의 목소리도 높다. 노볼드 사이트 회원이라고 밝힌 이모(33)씨는 "홍씨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며 "살인 범죄에 감정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노볼드 사이트측은 "살인은 고의든 과실이든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탈모로 고민하는 회원들의 홍씨에 대한 동정 여론도 높아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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