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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개혁, 이번엔 보여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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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치개혁, 이번엔 보여주나

입력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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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합의한 범국민 정치개혁특위는 빨리 가동돼야 한다. 그동안 많은 정치개혁특위가 있었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경우는 드물었다. 여야 각 당에는 물론, 국회에도 여러 차례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됐지만 이렇다 할 결과물은 없었다. 개혁 대상으로 꼽히는 정치인들에게 개혁을 맡겼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여야 대표가 합의한 범국민 특위에 기대를 거는 것은 바로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대표 등 외부인사가 참여한다는 점 때문이다.우리 사회의 가장 낙후된 분야가 정치이고, 개혁이 화급한 곳도 정치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혁이 지지부진하고 말의 성찬만 요란한 곳이 정치 분야인 게 엄연한 현실이다. 지난해 대선 때도 국민은 정치개혁과 변화를 원했지만 정치권은 요지부동이었다. 시민단체와 학계 등에서 각종 개혁방안을 제시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다.

범국민 특위는 돈 안 들고 지역주의를 교정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선과, 정당의 민주화를 제도화할 정당개혁 및 정치자금의 투명성 강화방안 등 산적한 난제를 앞에 놓고 있다. 하나하나가 정치의 앞날을 좌우할 중요한 문제이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시간에 쫓기는 사안들이다. 특히 선거제도는 각 당의 이해가 사활적으로 대립하고 있어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도 늦다.

범국민 특위에서 구성과 논의과정 못지않게 중요한 대목이 있다. 바로 실천과 이행이다. 아무리 좋은 안을 내 놔도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앞세워 수용을 거부하거나, 국회에서 입법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하나마나다. 최병렬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범국민 특위에서 결정되는 내용을 여야가 조건 없이 수용하자"고 제의했다. 여야 대표의 합의에는 이 같은 묵언의 약속이 내재돼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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