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의 채권은행들이 채무조회서류에 SK글로벌의 부채내역을 허위로 기재, 사실상 분식회계를 도와준 혐의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SK글로벌에 대한 회계감리와 관련, 일부 거래금융기관이 회계법인에 제출하는 채무잔액증명서에 부채 잔액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는 등 문제점이 발견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검찰수사 결과 SK글로벌은 2002년 초 영화회계법인의 2001년도 회계감사를 앞두고 1조1,811억원에 이르는 외화외상매입채무(유전스)를 고의로 누락,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SK글로벌과 유전스 거래를 해온 12개 은행 중 상당수는 영화회계법인이 SK글로벌의 부채내역조회를 요청해오자 유전스의 잔액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채무잔액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은행은 유전스 잔액을 아예 '0'으로 표기해 주었고, 일부는 공란으로 비워둔 채 채무잔액증명서를 SK글로벌에 직접 넘겨줬다. SK글로벌은 공란으로 된 채무잔액에 '0'이라고 허위 표기했을 뿐 아니라 일부 은행이 정상적으로 적어둔 관련채무잔액도 '0'으로 조작한 뒤 채무잔액증명서를 마치 은행이 직접 보낸 것처럼 꾸며 영화회계법인에 우편 발송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골 거래기업에 채무잔액증명서를 백지상태로 넘겨주는 것이 어느 정도 관행이라 하더라도 감독규정이나 은행내규를 위반한 것은 분명하다"며 "현재로선 채권은행들이 분식회계에 직접 간여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조사결과 위반사항이 드러나면 관련자 문책 등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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