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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꿀 별들은 어릴적부터 빛난다/스포츠 팬들 놀래키는 요즘 신동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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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꿀 별들은 어릴적부터 빛난다/스포츠 팬들 놀래키는 요즘 신동들은 누구

입력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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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도심 인근의 한 길거리 농구장. 미국 농구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한 농구천재의 묘기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을 위해 신들린 골 묘기를 선보인 선수는 마크 워커. 워커의 슛이 마법에 걸린 듯 림 안으로 빨려 들어갈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관중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 것은 워커가 이제 겨우 만으로 3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키가 1m도 안되는 이 흑인꼬마가 두 손으로 농구공을 잡은 채 머리 너머로 3m 높이의 농구 골대를 향해 어떤 각도, 어떤 거리에서도 자유자재로 슛을 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관중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마치 3살때 9홀에서 48타 기록을 세운 골프신동 타이거 우즈(미국)를 연상케 한다.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 만큼이나 마카로니와 핫도그도 좋아한다는 농구신동 워커도 올 2월 18개의 야투를 연속 성공하는 등 일찌감치 타고난 골잡이로서의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업체가 이 같은 '대박 상품'을 그냥 놔둘 리 없다. 스포츠용품업체인 리복사는 최근 워커와 전속계약을 맺고 워커의 개인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농구의 미래를 발견했다"며 홍보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천재가 세상을 바꾼다

1명의 천재가 수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천재양성의 담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스포츠에서도 신동의 탄생은 스포츠 역사를 뒤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스포츠 신동은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워커의 아버지는 "자기 발로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저귀를 찬 채로 슛을 쏘기 시작했다"면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혼자 농구를 익혔다"고 말했다. 신동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스포츠 유전자는 선대로부터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주는 선물임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대만의 희망 뤄스카이

우리나라가 세계 골프사를 다시 쓰게 될 전혀 새로운 차원의 여성 골퍼 미셸 위(14)의 선전에 열광하듯 요즘 대만 열도도 한 골프 천재의 출현에 술렁대고 있다. 대만 동북부 이란(宜蘭) 현 궈화(國華) 중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뤄스카이(羅士凱·13). 그가 지난해 전세계 아마추어 강자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린 66회 홍콩오픈에서 겨우 12세의 나이로 우승컵을 차지하자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의 부재에 목말라있던 대만 언론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도 뤄(羅)군의 스토리를 전하면서 타이거 우즈를 넘보는 아시아의 스포츠 천재라고 소개했다.

거칠 것 없는 그들이 온다

이들 스포츠 신동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두려움을 모른다는 점이다. 그들이 도전하는 것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다. 후쿠하라는 지난달 10일 전 일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자 유럽챔피언 티모 볼(독일·세계랭킹 3위)과 성대결을 벌이는 당찬 모습을 보였다. 0―3 완패를 당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그는 경기 직후 "너무 실망스런 경기였다"며 재도전의 의욕을 불태웠다.

골프천재 소녀 미셸 위의 목표는 맥도널드챔피언십(미국여자프로골프 메이저대회)도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아니다. '마스터스'에서 그린 재킷을 입는 것이 꿈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에게 타도 대상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그들이 오고 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14살 후쿠하라 아이

일본에는 천재 탁구 소녀 후쿠하라 아이(14·세계랭킹 54위)가 있다. '아이짱'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후쿠하라는 153㎝의 작은 키와 깜찍한 외모 만큼이나 천부적인 라켓 기술을 뽐내면서 일본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이미 3살때부터 탁구를 시작한 그는 99년 10세 4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프로입문 기록을 세우고 이듬해 역시 최연소(11세7개월)로 국가 대표에 발탁된 데 이어 지난해 전일본선수권 여자복식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14살 프레디 아두

리복과 함께 스포츠 유망주 발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나이키도 최근 축구황제 펠레와 마라도나의 계보를 잇는 14세 축구신동과 최소 100만달러짜리 스폰서 계약을 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올 2월 미국의 최연소 국가대표(17세 이하 청소년팀) 선수가 된 프레디 아두가 주인공이다.

탁월한 스피드와 순간 돌파력, 골 결정력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30차례 연습경기에서 19골을 넣을 만큼 동물적인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말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아두를 올 한해 세계를 움직일 사람들로 선정하기도 했다.

천재들의 어린시절

타이거 우즈(28·골프), 디에고 마라도나(42·축구), 미하엘 슈마허(32·카레이스), 비너스 윌리엄스(23)와 세레나 윌리엄스(21·테니스) 자매…. 이들은 채 피어나지 못한 채 미완성으로 사라진 많은 신동들과 달리 명실상부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성공자들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걸음마를 막 떼자마자 크리스마스 선물로 골프채를 손에 들었고 3살 때 나인홀을 마스터했다. 그의 아버지 얼 우즈는 타이거가 돌이 됐을 무렵부터 의자에 앉혀놓고 스윙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등 마치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처럼 준비된 영재교육을 실시했던 것. 6살 때 첫 홀인원을 기록한 우즈는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 1992년 16세에 닛산오픈을 시작으로 PGA에 데뷔했고 지금까지 골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빈민촌에서 태어난 마라도나는 5살 때 이미 볼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었다. 그러고 16살 생일을 며칠 앞두고 프로리그 1군에 데뷔하며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사상 최연소 선수가 됐다.

이어 77년 튀니지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환상적인 발 재간과 드리블, 그리고 대포알 같은 슛팅으로 전세계 축구 팬들을 경악시킨다. 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 마라도나가 센터서클 근처에서 9명의 수비수를 제치고 60m를 단독드리블해 결승골을 잡아낸 장면은 수많은 축구팬들에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이 되고 있다.

현역 최고액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인 슈마허도 크게 다르지 않다. 4살 때 처음 미니 경주용 차량을 운전한 그는 16살 때 주니어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2년 뒤에는 유럽챔피언에 오른 신동. 슈마허는 99년 경기도중 사고로 왼쪽다리 두 군데가 골절되는 등 큰 부상을 입어 선수생활의 최대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그해 말 말레이시아대회에서 거뜬히 재기해 각종 타이틀을 휩쓸며 카레이스의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차례대로 여자 테니스 정상에 군림한 윌리엄스 자매 역시 4살 때 라켓을 잡은 테니스 신동. 언니 비너스는 14살이던 94년 프로로 전향했으나 97년까지는 대회에 거의 출전하지 않기도 했다. 매니저이자 코치인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가 고교 졸업 때까지 출전을 삼가도록 했기 때문. 본격적으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97년부터 천부적 재능은 세상에 드러났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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