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니어 골프계에 한국 출신 신데렐라가 등장했다. 소녀 천재골퍼로 미국을 열광시키고 있는 미셸 위의 캐나다판이라 할 만하다. 밴쿠버에서 골프 유학중인 박엄지(18· 존 올리버 하이스쿨 11학년)가 주인공이다.캐나다에 건너온 1999년 이후 지금까지 무려 20여개 아마추어 대회를 석권, 최고의 주니어 선수로 부상했다. 박엄지는 10일 밴쿠버에서 막을 올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O캐나다 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마추어로는 유일하게 출전권을 따냈다.
박엄지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기량과 인내심을 모두 기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4살 때부터 경희대 교수인 아버지(박종해)를 따라 스키를 탔던 박엄지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스키 및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주위의 권유로 골프를 접한 그는 그 해 여름 오빠가 유학중인 밴쿠버로 놀러 갔다가 우연히 주니어 지역골프대회에 참가해 우승,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골프 입문 2년 만인 1999년 본격적인 골프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태평양을 건넜다. 박엄지는 그 해 캐나다주니어 골프협회 주최 뷰익 골프투어 토너먼트에서 4차례나 1위에 올라 이름을 떨쳤다. 이어 캐나다 주니어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지난 해에는 골프잡지 '월드 오브 우먼스 골프' 의 표지 모델로 등장할 정도로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163㎝의 당당한 체격에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260야드에 달하고 배짱과 승부 근성을 고루 갖췄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 하루 6시간씩 공을 치면서도 학업에도 열심이어서 영어가 네이티브 못지 않게 유창하다. 내년에는 미국의 대학에 진학, 프로 전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골프는 하면 할수록 어려우면서도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는 그의 올해 목표는 캐나다 오픈 우승. 그는 "앞으로 5년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골퍼가 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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