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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오늘 1기설비가동 30주년/"영일만의 신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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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오늘 1기설비가동 30주년/"영일만의 신화"는 계속된다

입력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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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3일 국내 최초의 일관(종합)제철소인 포항 1기 설비 가동 30주년을 맞는다.'산업의 쌀'인 철을 생산, 한국을 세계적인 중화학공업 국가로 발전시킨 밑바탕이 된 포스코는 이제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으로 우뚝 섰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4월 포스코를 5년 연속 철강부문 최고기업으로 선정하고, 포천지도 철강부문의 존경 받는 기업 1위로 꼽는 등 포스코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는 포스코의 성공을 '영일만의 신화'로 부른다. 경북 영일만의 모래펄 위에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제철공장을 설립, 1973년 6월9일 우리나라 최초로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했던 포스코는 불과 30년 만에 철강 3,000만 톤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코는 1973년 7월3일 제선, 제강, 압연, 지원 등 총 22개 공장 및 설비로 구성된 종합제철 일관공정의 준공식을 가졌다. 1기 설비 건설에는 38개월 19일 동안 연 581만 명의 인원이 동원됐고, 경부 고속도로 공사비의 3배에 해당하는 1,205억원이 소요됐다.

포스코는 연산 103만 톤 규모의 1기 설비에서 73년 44만9,000톤의 철강을 생산한 이래 포항제철소 2∼4기,광양제철소 1∼4기, 광양 5고로 등의 잇단 증설을 통해 지난해 2,800만 톤을 생산했다. 2005년에는 3,000만 톤을 달성할 계획이다. 조강생산량에서 포스코는 98년과 99년 신일본제철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국제철강업계의 합병바람을 타고 지금은 4위로 내려 앉았다.

포스코가 30년간 생산한 철강재는 총 4억1,878만 톤으로 이중 72%가 국내에 공급되고, 28%는 수출됐다. 그 동안 생산한 열연코일은 1억7,124만 톤으로 이는 두께 1.8㎜,폭 1,050㎜를 기준으로 산정할 때 지구 둘레를 289바퀴 감을 수 있는 양이다. 선박과 건축에 소요되는 후판은 여의도 63빌딩 2,331개를 건설할 수 있는 5,376만톤이, 선재제품은 직경 5.5㎜로 환산할 때 지구에서 달까지 218번 왕복할 수 있는 3,050만 톤이 생산됐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냉연제품은 소형 승용차 2억8,073만대를 만들 수 있는 1억843만 톤이 포스코의 용광로에서 만들어졌다.

포스코가 특히 세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68년 설립 이후 단 한차례도 적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출범 이후 자산규모가 125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287배, 239배로 성장했다. 비록 매출액은 아르셀로, 신일본제철 등 경쟁사보다 적지만 영업이익은 2∼5배가 많아 철강업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2000년 10월 공기업에서 민영기업으로 변모하면서 글로벌 초우량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무수익, 저수익 자산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경영효율 극대화를 위한 전사적인 프로세스혁신, 디지털경영체제 구축 등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과 유연탄을 가루 형태로 사용하는 파이넥스 설비가 2005년 상용화하면 포스코는 환경친화적인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1기 설비 준공 30주년을 기념, 3일 포항제철소에서 박태준 명예회장, 이구택 회장 등 회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제철소 역사관 개관식을 갖는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이원표 포항제철소장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으로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공업국가로 도약하는데 미력이나마 기여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쁩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인 이원표(60·사진) 부사장은 "돌아보면 잠깐 세월 같은데 벌써 30년이 지났다"며 "그 동안 임직원들의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경쟁력 제고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의 포스코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2년8월 포스코에 입사한 이 소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일관제철설비가 가동된 뒤 포스코와 성장을 함께한 산 증인. 그는 73년 6월9일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쏟아지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 포항제철소에서는 열연이나 후판 설비가 준공돼 소재를 수입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었는데, 용광로에서 쇳물이 성공적으로 생산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갈 수 있었다"며 "그래서 모든 직원들이 전날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회고했다. 78년 3기 일관제철소 준공 때에는 임직원들이 추석반납운동을 펼쳐, 공장에서 추석 합동성묘를 지내기도 했다.

이 소장은 "포스코의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해외 경쟁사들은 국경을 초월한 합병으로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수십, 수 백배의 노력이 결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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