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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세대 교수들 강단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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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세대 교수들 강단 떠난다

입력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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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우 손봉호 황동규 등 학계의 4·19세대를 대표하는 서울대 교수 18명이 8월에 퇴임한다. 이들은 대학 재학 중 4·19 혁명을 경험, 학문과 사상의 자유로운 토대 위에서 각 분야에서 독자적인 학문세계를 일구어낸 첫 세대다.'다시 찾는 우리 역사'를 펴내 30여년간 한국 통사의 바이블이었던 '근대사신론'(이기백 저)을 대체한 국사학과 한영우(65) 교수는 퇴임 후 낙성대 인근에 마련한 서재에서 조선후기 문화사를 연구할 계획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공명선거실천운동협의회 등의 시민단체를 이끌며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한 단계 높이는데 앞장서 온 사회교육과 손봉호 교수는 퇴임 후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윤리를 주제로 한 저서 집필을 계획하고 있다.

영어영문학과 황동규 교수는 내년 초 다섯번째 산문집을 출간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학교는 떠나도 문학은 떠나지 않는다"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뒤 다른 학교에서라도 가르치는 일은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벽화'및 '독도'전문가로 유명한 동양화과 이종상(서울대 박물관장) 교수는 "독도 그림을 판화로 제작해 대중적으로 보급하고, 재료와 기법으로 본 한국미술사 집필도 시도할 것"이라고 퇴임 후 계획을 밝혔다.

1989년 정지용의 시 '향수'를 가수 이동원과 함께 노래해 성악의 대중화를 꾀했던 성악과 박인수 교수는 교수직에서 물러난 후 명예교수로서 서울대에 주 1회 출강하면서 성악아카데미를 설립, 민요 발성법 등을 전수할 계획이다. 한영우 교수는 "학계의 4·19 세대는 민족주의와 계급론이라는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30여년간 연구실을 지키며 양적으로 가장 많은 지적 성과물을 생산해 냈다는 지성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4·19 세대는 연구 뿐만이 아니라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퇴임하는 교수는 한영우(국사학과) 이상택(국어국문학과) 황동규(영어영문학과) 정종률(지구환경과학부) 정기형(원자핵공학과) 이기준(응용화학부) 남중희(생물자원공학부) 이종상(동양화과) 정탁영(동양화과) 강찬균(디자인학부) 손봉호(사회교육과) 정성태(체육교육과) 박만기(약학과) 현해은(기악과) 박인수(성악과) 김철위(치의학과) 임창윤(치의학과) 최상묵(치의학과) 교수 등이다. 퇴임식은 8월 말 교내에서 개최된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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