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영한 MBC '인어아가씨'를 보면 드라마 작가인 아리영(장서희)이 드라마 제작 전반에 적지않은 발언권을 가진 것으로 나옵니다. 그만큼 돈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실제로 유명 드라마 작가들의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peminoz)
드라마 작가에 대한 수입은 방송사가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지만 억대 수입의 작가들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억대 수입의 비밀은 바로 특별 고료입니다. 기본 고료 외에 추가로 받는 특별 고료는 일종의 전속금인데 방송사가 50회 또는 100회 단위로 계약을 맺고 선(先)지불하는 돈입니다. 방송사는 잘 나가는 작가가 타 방송사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묶어 두거나 신인을 입도선매해 적은 비용으로 잡아 두는 효과가 있지요. SBS측은 MBC '허준'이 시작할 무렵 최완규 작가와 200회 계약을 맺었고, 이후 '상도'로 연속 히트를 친 최 작가에게 비교적 싼 가격에 '올인' 집필을 맡길 수 있었습니다.
특별 고료는 작가의 능력, 인지도, 경륜 등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통상 60분짜리 한 회 기준으로 50만원부터 600만원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습니다. 특별 고료는 계약과 동시에 한꺼번에 지급하는데, 회당 500만원으로 100회 계약을 한 경우 작가는 한꺼번에 5억원을 손에 쥐게 됩니다. 일부 스타 작가는 최고 1,000만원까지 받고 있으며 '인어아가씨'로 주가를 올린 임성한 작가도 드라마 중반부터 최고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MBC의 한 관계자는 "'인어아가씨'의 연장 방영 이후 임 작가는 MBC 내에서 톱A 클래스 대우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전체 246회 가운데 절반만 회당 1,000만원을 받았다고 해도 원고료 수입이 10억원을 넘습니다.
KBS는 특별 고료의 상한선을 회당 600만원으로 정했고 MBC, SBS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방송사 수주를 따내기 위해 스타 작가와 연기자를 확보해야 하는 외주제작사의 경우 특별 고료에 50∼100%의 '플러스 알파'를 지급한다니 연간 수입이 10억원을 넘는 작가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최고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작가 역시 모 프로덕션과 전속 계약한 상태인데, 10월 SBS를 통해 방송될 드라마(제목 미정)의 고료는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드라마 극본 공모를 통해 막 데뷔한 신인 작가들은 흔히 '50만원짜리 특고 작가'라고 불립니다. 방송사는 비교적 소액의 특별 고료로 신인 작가를 확보할 수 있고, 작가는 데뷔 초에 안정적 수입(50회 계약의 경우 2,500만원)을 얻을 수 있어 보편화한 보수 수준입니다.
모든 드라마 작가가 높은 고료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350여명의 작가군 중 특별 고료를 받는 층은 1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기본 고료가 주 수입입니다. 기본 고료는 한국방송작가협회가 방송사와 단체 계약을 맺기 때문에 방송3사가 모두 똑같습니다. 지난해 작성된 방송원고료 지급기준표에 따르면 60분물 기준으로 일일연속극은 회당 114만원, 단막극은 196만원입니다.
임동호 방송작가협회 사무국장은 "언뜻 보면 샐러리맨의 봉급과 비슷해보이지만, 집필 기회가 부정기적이기 때문에 단막극 만으로는 생활이 힘들다"며 "퇴직금, 기본급이 없는 상황에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작가는 극히 일부"라고 말했습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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