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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에 감동 여운까지… "플레이빌"은 관객의 동반자"/한국판 발행인 정연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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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에 감동 여운까지… "플레이빌"은 관객의 동반자"/한국판 발행인 정연주씨

입력
200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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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는 오후 9∼10시면 사람들이 손에 노란 표지의 플레이빌(Playbill)을 쥐고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나오죠. 커피숍에 들러 플레이빌을 들춰보며 가족끼리 연인끼리 그날 공연의 여운을 간직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120년 전통의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최대의 월간 공연정보지 '플레이빌' 한국판을 창간한 발행인 정연주(27)씨는 "우리나라도 주말에 술 대신 공연에 흠뻑 젖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정씨는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줄리어드 예비학교,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등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았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피아노 부문 4위에 입상한 백혜선 서울대 교수의 스승인 변화경 교수도 사사했다.

졸업 연주를 쇼팽의 발라드 전곡으로 꾸몄고,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침머만을 좋아한다는 미래의 연주자가 왜 뮤지컬등 다양한 공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살아있었다면 컴퓨터로 크로스오버 음악을 만들었겠죠. 공연은 대중에게 유익하면서도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뉴욕대(NYU) 뮤직 비즈니스 과정에 재학 중 동료들과 함께 베토벤의 월광을 컴퓨터와 영상으로 바꾼 '문 라이트 베토벤'은 9·11 사태의 와중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살던 집이 다양한 공연을 접하기에 좋았어요. '헤어 스프레이'와 '맘마미아' 등 히트 공연들이 옆에서 있었으니까요." 주머니가 가벼운 뉴욕대 학생들은 학생증을 제시하면 학교에서 50달러짜리 공연표를 15달러에 살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공연선정은 플레이빌에 많이 의존했다고 한다.

미국판 플레이빌은 무가지와 2달러 50센트를 받는 유가지 2종류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 690만부가 발행된다. 한국판은 무가지 8만부, 미국 현지 가격보다 저렴한 유가지 2만부로 발행되고 있다. 유가지는 '문화 CEO', 연예인과 함께 자유롭게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쉘 위 플레이빌' 등의 코너가 추가된다.

미국판 사이즈와 동일한,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76쪽짜리 국배판(13.5㎝갽21.6㎝)의 플레이빌 한국판은 7월부터 예술의전당 등 주요 극장가와 대형서점 등에 배포되고 있다. 간단한 공연소개부터 공연평, 주변 식당가 정보, 다음 공연 스케줄까지 일목요연하게 훑어볼 수 있는 게 장점.

자신이 태어난 1976년도 비틀스 공연이 담긴 플레이빌을 중고 잡화점에서 75달러를 주고 살 정도로 정씨는 이 잡지에 애착이 많다. "서울은 인구가 많아 앞으로 공연시장은 계속 성장할 겁니다. 그때 한 번 보고 버리는 게 아니라 소중히 간직하며 지난 공연을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잡지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글·사진=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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