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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샐러리맨의 성공신화 윤윤수 <38> 취미생활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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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샐러리맨의 성공신화 윤윤수 <38> 취미생활 "골프"

입력
200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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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뭐죠?" 한동안 이런 질문이 나오면 나는 참 난감했다. 젊은 시절부터 일에만 빠져 살았던 터라 사실 취미 생활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 낚시나 등산이나 마음 놓고 가본 적이 없다.간혹 자신의 취미를 여행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어떻게 여행이 취미가 될 수 있을까. 세상에 그것보다 피곤한 게 없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나처럼 많이 돌아다닌 사람도 드물 것이다.

첫 직장인 한진해운(당시 해운공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세계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다. 그 동안 미국만 무려 250차례 이상 다녀왔고, 비행거리만 해도 어림잡아 250만 마일 정도는 될 것이다.

당연히 집 사람은 돈 내고 비행기 타본 적이 거의 없다. 세계 어느 곳에도 갈 수 있을 만큼 내 마일리지가 많이 누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기내식 먹어 본 적이 오래됐다"는 농담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비행기 타는 게 정말 지겹다.

이런 판국에 내가 어찌 한가하게 취미생활을 즐길 여유가 있었겠는가. 나의 유일한 취미는 '방콕'이었다. 어쩌다 시간 나면 말 그대로 방에 콕 틀어박혀 뒹구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이런 나에게 몇 년 전부터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진짜 취미가 생겼다. 바로 골프다. 출장 때문에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요즘은 시간만 나면 집 사람이나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러 가곤 한다.

사실 골프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골프에 대한 나의 인식은 좋지 않았다. 지금이야 골프가 많이 대중화했지만, 한때 많은 사람들이 골프는 사치스러운 운동이라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내 생각도 그랬다.

'시간이 곧 돈인데, 얼마나 돈이 많으면 그 많은 돈을 들여 한가하게 골프장에 다닐까.' 그래서인지 지금도 나는 휴일이 아니면 좀처럼 골프장에 가지 않는다. 골프장은 휴일에만 간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다.

내가 골프를 시작하게 된 것은 사실 건강 관리 때문이었다. 기계도 쉬지않고 굴리면 고장이 나기 마련인데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사람의 몸이 탈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젊은 시절부터 일에만 몰두하며 몸 관리를 하지 않은 탓에 오십 줄이 넘어가자 몸 구석구석에서 적신호가 왔다. 당뇨, 혈압, 심근경색 등이 차례로 발병했고 나중에는 약을 달고 살았다.

자연스럽게 술, 담배를 줄이게 됐고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하게 된 것이 골프였다. 처음에는 헬스를 조금 했는데, 너무 지루하고 단조로워 오래가지 못했다.

휠라 코리아 일을 하면서 회사에서 주최하는 골프 대회 때문에 골프장에 갈 일이 많았던 것도 골프 입문의 한 이유다. 골프 대회 주최사 사장이라 자주 시타(始打)를 하게 됐는데, 폼 정도는 익혀야 할 것 아닌가.

물론 시간이 없어 한번도 연습장에 가지 못하고 곧바로 필드에 나갔기 때문에 나의 골프 실력은 평균 90타 안팎이다. 반면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집 사람은 타고난 '골프 신동'이다. 싱글 수준으로 어딜 가나 귀빈대접을 받는다. 실력과 상관없이 골프는 즐거운 운동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필드를 걷는 기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간혹 집 사람과 칠 때는 연애시절 감정이 되 살아나기도 한다.

특유의 승부 근성 때문에 처음에는 골프를 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제대로 연습도 안하고 나왔으니, 잘 맞을 리가 없지만 그래도 남보다 못한 기록에 스스로에게 화를 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좋은 기록이 나오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도둑놈 심보 아닌가. 그래서 지금은 기록이나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골프 자체를 즐긴다. 골프는 인생사를 많이 닮은 것 같다. 무엇보다 자기가 노력한 만큼 기록이 나오게 돼있다. 반드시 자기 의지대로 게임이 풀리는 것도 그렇다. 꾸준히 노력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게 골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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