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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하나로통신에 5,000억 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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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하나로통신에 5,000억 증자"

입력
200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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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하나로통신 인수를 위해 최대 5,000억원을 증자하겠다는 '야심찬' 카드를 내밀었다. 또 하나로통신을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데이콤-파워콤-LG텔레콤을 연합한 '4각편대'를 이뤄 통신종합그룹을 출범시키겠다는 청사진도 구체화했다.하나로 경영권 인수선언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의 정홍식 통신부문 총괄사장은 1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하나로통신이 추진하는 주당 3,000원의 외자유치는 헐값매각과 국부유출의 소지가 있다며 대신 LG그룹이 외자유치 액수(4억5,000만달러)와 비슷한 규모의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주도하겠다고 제안했다.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포기하는 주주가 있으면 LG가 실권주(失權株)를 모두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현재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은 13%. 따라서 LG그룹이 삼성전자(8.49%), SK텔레콤(5.50%) 등 대주주의 양해 아래 증자물량의 대부분을 가져가면 지분율이 30%에 육박, 경영권을 완전 장악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제안을 하나로통신을 인수, 통신 3강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LG의 '최후통첩'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알짜 기업들의 계열분리로 자금 동원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 속에서 5,000억원의 위험부담을 지겠다는 것은 LG그룹의 '올인'이라는 것이다.

LG그룹의 '통신3강 승부수'

이날 정 사장은 '하나로통신에 대한 LG그룹의 성공적 투자'를 전제로 LG그룹 통신사업의 통합 구상도 밝혔다. 그는 "1단계로 하나로통신과 데이콤, 파워콤의 사업구조조정을 실시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LG텔레콤과 연계, 유무선이 합쳐진 정액형 번들(결합) 상품을 내놓겠으며 통신 및 방송이 융합되는 차세대네트워크(NGcN) 사업에서 그룹 통신 사업의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LG그룹은 시내전화부터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까지 아우르는 종합 통신사업자로 발돋움, KT와 SK텔레콤에 이은 명실상부한 통신3강이 된다.

또 이를 계기로 현재 법정관리중인 두루넷과 온세통신까지 인수할 경우 수년을 끌어온 통신업계 구조조정도 마무리된다.

정 사장은 "하나로가 외자유치로 독자생존할 경우 통신업계 구조조정은 더욱 늦어져 엄청난 국민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며 "LG그룹이 인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외통수론'으로 업계와 정부를 압박했다.

3일 이사회 결정 주목

이에 따라 3일 열리는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LG의 증자방안과 AIG-뉴브릿지 외자유치 방안 가운데 어느 것이 받아 들여질지 주목된다. LG 제안이 받아들여지려면 주요 주주인 삼성과 SK의 의향이 중대변수.

하나로통신측은 일단 LG제안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측은 '외자유치와 하나로통신 독자생존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로 규정, 3일 조합원들을 총동원해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정통부 역시 '일단 두고 보겠다'며 침묵을 지켰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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