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신이 놀랍다. 그러나 이 것은 현실이다."제2의 '안나 쿠르니코바'로 불리는 16살의 겁없는 신예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랭킹 91위·사진)가 윔블던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와일드 카드로 윔블던 본선을 밟은 그는 29일(한국시각) 여자단식 3회전에서 2000년 이 대회 4강 진출자인 11번 시드의 옐레나 도키치(유고)를 77분만에 2―0(6―4 6―4)로 따돌리고 16강에 올랐다. 와일드카드 출신 선수가 16강에 진출하기는 1998년 사만타 스미스(영국)에 이어 윔블던 137년 역사상 네번째. 이에 앞서 샤라포바는 애슐리 해클로드(미국·랭킹 39위) 등 자신보다 랭킹이 한참 위인 선수들을 잇따라 제쳤다.
키 183㎝의 늘씬한 체격에 빼어난 미모를 지닌 그는 이날 경기에서 8개의 서비스 에이스등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상대를 제압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그는 네 방향의 코트 바닥에도 각각 키스를 퍼부었다. 샤라포바는 경기 후 "경기에 임하면 패배를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이 코트에서 이 순간 승자가 되기를 원한다. '나는 이긴다'는 것이 나의 테니스 철학"이라고 말했다.
시베리아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 거주중인 그는 파워풀한 서비스와 스트로크, 승부근성을 고루 갖춰 대성할 선수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예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샷을 할 때마다 괴성을 질러대 눈길을 끈다. 지난달 13일 영국 버밍엄 DFS클래식 대회에서는 스트로크때마다 돼지 울음소리 같은 괴성을 내 대회 조직위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끙끙거리는가 하면 때로는 정열을 주체하지 못해 마구 고함을 쳐 상대 선수들이 짜증섞인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소리를 자제하려 하지만 컨트롤이 되지 않는다. 이는 기합을 넣은 내 고유의 스타일일 뿐"이라고 태연해 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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