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인들이 조심스레 'K 스타일'에 열광하기 시작했다."뉴욕 타임스는 29일 이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5월 25일 취임한 네스토 키르흐네르(53·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전례 없는 과감한 개혁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르흐네르(Kirchner)의 첫 알파벳에서 따온 'K 스타일'은 현지 언론이 그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지칭하는 말이다.
중도 좌파 성향의 키르흐네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국가 전체의 전통적 권력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육해군 고위 장성의 70% 이상을 해임하는 등의 군부 개혁 대법원장 해임을 필두로 한 사법 개혁 정당과 노조 간부의 착복 수단으로 전락한 연금 및 사회보장제 개혁 등을 추진하는 한편, 일부 기업이 독점해 온 공항, 고속도로 및 우정 사업권을 공개입찰제로 바꿀 것을 천명했다. 부패로 얼룩진 기득권층에 대해 겁없는 도전장을 낸 것이다.
그 결과 '득표율 22%로 당선된 운 좋은 대통령','정치 기반이 없는 나약한 꼭두각시'등 당선 시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했다. 그는 현재 75%가 넘는 지지율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집권 초기 무리한 개혁으로 적이 늘어나고, 국민들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은 4년 임기 내내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의도가 순수한 개혁 열망인지, 최측근들을 요직에 앉히려는 독재의 시작인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국가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평론가 엘리사 카리오씨는 "그의 실체는 아직 불가사의하다. 위대한 대통령이 될지, 또다른 남미의 독재자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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