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배우기 열풍이 거세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알파벳도 모르는 까막눈이다.그런 아이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기에 앞서 우선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올린 것이 외국 문화 체험이었다. 비싼 해외여행을 떠날 수도 없는 터라 차선책으로 택한 것이 외국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었다.
우선 인터넷으로 주한 외국 문화원들을 검색하고 그 문화원에서 올 한해 동안 벌이는 행사에 참여하고, 외국 음식 전문점에 가서 음식을 먹으며 그 나라 문화를 느껴보기로 했다.
주한 캐나다문화원은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외국인 선생님이 들려주는 스토리텔링과 공작시간을 갖는데 물론 모두 영어로 진행돼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이 선생님이 물어보는 것에 대해 척척 답하는 것을 보며 답답했는지 평소 영어에 관심이 없던 큰 아이는 "나도 영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문화원에서 큰 아이와 공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경험은 나에게도 잊혀지지 않았다. 일본 할머니들이 일본 여자 어린이들이 가지고 노는 공을 만드는 방법을 1시간 동안 일본어로 설명하면서 1대1로 지도하는 것이었다. 1시간 동안 배운 일본어와 문화체험은 여느 강의보다 훨씬 나에게 인상적이었다.
아이에게도 마찬가지였는지 그 후로 일본을 다르게 보는 듯했다. 또 각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각종 문화 행사를 열기도 하는데 각국의 민속음악을 들어보거나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인의 작품을 만나보는 전시회 등도 꾸준히 열리고 있어서 항상 즐거움을 준다. 수능시험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면 영어를 왜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한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고유한 전통을 간직한 다른 나라 문화를 접함으로써 영어 등 외국어를 왜 배워야 하는지를 가슴 속으로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홍준희·인터넷학부모공동체 '마음에 드는 학교'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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