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와 리포트 제출을 끝으로 대학가는 본격적 방학에 접어들었다. 몇 해 전만 해도 방학이 되면 유럽 배낭여행이나 어학 연수, 다이어트 등 다양한 계획을 세웠겠지만 요즘은 극심한 취업난 탓에 방학을 자격증을 따거나 토익 점수 올리는 기간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아직도 방학에 무얼 할까 고민만 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돈으로 벽을 바를 만큼 있는 집 자녀라 하더라도 아르바이트를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사실 예전에 아르바이트는 고학생들이 학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된 일 이상의 의미를 갖기 힘들었다. 그리고 값싼 보수에 비해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 다른 여가 시간을 갖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은 단순한 육체 노동이 아니라 즐기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얼마 전 한 여행사에서 어학연수를 가는 중·고생을 위한 수학 과외 선생님을 찾는 광고를 냈다. 학생들이 미국에 한 달여 정도 머무는 동안 혹시 수학 성적이 떨어질까 불안해 하는 학부모를 위해 여행사에서 과외 선생님을 붙여 보내는 묘안을 짜낸 것이다. 물론 왕복 항공료와 숙식비 일체를 제공한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미국에 머물며 돈까지 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게임방 아르바이트 하면 PC 관리하고 청소하는 일만 떠올리겠지만 요즘은 게임 과외란 것도 있다. 게임에 미숙한 손님들에게 게임 방법을 가르쳐주는 일이다. 무료로 하루 종일 게임을 즐기며 웬만한 서빙 아르바이트보다 많은 시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PC 게임에 취미가 있는 학생들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일자리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게임에 서툴러서 과외를 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젊은 여성들이어서 이 아르바이트의 인기가 더욱 높다고 한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소득은 취업 후 실무에서 필요한 사회성이나 문제 해결 능력 등 책으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쟁률이 높다는 유명 회사의 연수나 인턴 과정 아르바이트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적성에 맞는 아르바이트를 찾기만 한다면 분명히 취업 경쟁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도 그 흔한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다가 엉뚱한 놈 만난 덕분(?)에 '동갑내기 과외하기'라는 인터넷 소설을 쓰고, 시나리오 작가로 나서게 됐다. 그리고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은 자신감의 밑거름이 될 뿐 아니라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설령 돈이 남아돌아 벌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어 보라고 권한다. 무엇보다도 확실한 자신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다.
/최수완·인터넷 소설가 swany.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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