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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샐러리맨의 성공신화 윤윤수 <37>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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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샐러리맨의 성공신화 윤윤수 <37> 돈의 노예가 되지 말라

입력
2003.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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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람마다 내게 "어떻게 해야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 '대한민국 최고의 연봉을 받는 샐러리맨'이라는 언론의 표현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럴 때마다 내가 마땅히 해 줄 답변은 없었다. 앞서 밝힌 바 있지만, 나는 돈을 목적으로 일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물론 이렇게 말할 때마다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사실이다. 나는 일 자체를 사랑했고,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에 만족하고 살아왔다. 내가 남보다 많은 돈을 벌은 것은 휠라 코리아 사장으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부터였고, 굳이 따지면 고작 10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불과하다.

대신 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젊은 시절 JC페니, 화승 등에서 재직하며 무역 일선에서 뛰었을 때는 물론이고, 휠라 코리아 일을 했을 때도 몸이 부서져라 일에만 몰두했다.

감히 말하자면, 나는 그만한 돈을 받을 만큼 남보다 많은 일을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까지 돈의 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부에선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생각으로 강한 집착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만한 노력을 일에 쏟아 붓기를 권하고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돈을 벌자고 덤볐더라면 결코 오늘날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 그저 일 자체를 즐겼고, 거기에 파묻혀 살았다. 그러다 보니 돈은 저절로 들어왔다.

연봉이 20억원이 넘는다니까 일부에선 "그만한 돈을 다 어디에 쓰냐"고 묻기도 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처럼, 솔직히 내 연봉이 부족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풍족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돈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 한다'는 옛말처럼 버는 것 못지않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는 나는 '나눔의 경제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내가 스스로 이름을 붙인 '나눔의 경제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수입의 절반은 세금으로 내고, 나머지의 70% 정도만 내가 쓰고, 나머지 30%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고 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도움을 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제는 내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학 시절 일정한 거처도 없이 떠돌던 내게 숙식을 제공해줬던 친구들, 무작정 사업에 뛰어 든 뒤 돈이 없어 쩔쩔맬 때마다 선뜻 도움을 줬던 사람들. 나는 그분들을 결코 잊을 수 없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드는 법이다. 세상은 그렇게 돕고 사는 것이고 그래야만 살아가면서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돈을 번다고 해도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다.

돈 이야기만 한다고 욕을 먹을 수도 있겠다. 평소 내가 갖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내가 70년대에 기업 경영을 시작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모르긴 몰라도 '쪼다' 소리만 듣고 실패한 경영인이 되었을 것 같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 목적 달성을 위해서 모든 것을 동원하는 힘 등이 능력으로 취급 받았다.

하지만 다행히 내가 휠라 코리아를 시작했던 90년대 초반만해도 국내 기업 경영도 글로벌 스탠더드가 도입되는 등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었다. 지금은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세계는 좁아졌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는 미국인처럼 심플하면서도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찍부터 미국인들과 많이 만난 것이 내게는 도움이 됐다.

이제 경영자는 원칙을 중시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과거 우리의 재벌회장처럼 뒷짐지고 직원들을 내모는 스타일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처럼 조용하지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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