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50)씨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 무렵에 현금이 든 것으로 추정되는 박스 50여개를 집으로 옮겼다는 주장이 제기돼 박스의 정체를 둘러싸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김씨의 전 운전기사 A씨는 최근 잇따라 기자들을 만나 "2000년 6월 사모님(김씨 부인)의 전화를 받고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뒤편 이면도로로 나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사과상자보다 큰 크기의 흰색 박스 14개를 넘겨받아 승합차에 싣고 집으로 날랐다"고 말했다. A씨는 그해 10월께도 18개의 박스를 날랐고 다른 운전사 B씨도 비슷한 시기에 20여개의 박스를 실어 날랐다고 덧붙였다.
A씨는 "박스가 굉장히 무거워 운반할 때 어깨가 아팠다"며 "직감적으로 현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직접 상자안의 내용물을 본 적이 없고 나중에 김씨의 지시로 빈 박스와 박스를 감았던 청테이프를 처리하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후 외부 인사들과 만날 때마다 현금이 든 것으로 보이는 007가방 크기의 가방이나 골프백을 들고나가 빈 손으로 돌아왔다고 운전사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현대 비자금 150억원이 김씨의 가차명 계좌를 거쳐 박지원 당시 문화부장관에게 CD 150장 형태로 전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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