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을 낳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신제품이 시장에 정착하는 비율은 30∼40%정도라고 한다. 대부분은 막대한 개발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제품개발은 기업 발전에 없어서는 안될 관건이다. 오늘날과 같은 저성장 경제시대 또는 불황 하에서는 신제품 개발이 기업의 유지·성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포인트다.신제품 개발의 열쇠가 되는 아이디어, 즉 제품 아이디어는 기업 내 여러 부문의 사람들로부터 나온다.
최근 들어 제품아이디어의 전개법은 마케팅 지향으로 변하고 있다. 아이디어 개발단계에서 시장의 구체적인 니즈를 파악해 반영하려는 것으로, 시장의 신제품 수용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제품 아이디어를 의외의 방향으로 비약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장의 니즈와 기술의 힘을 효율성 있게 맺어주는 테크놀러지스트의 책임은 무겁다. 그런데 테크톨로지스트에 의해 생성된 제품 아이디어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기업에의 적응성이 보장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구체적인 시장 속에서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지 않은 채 생산자의 손에 미성숙상태로 남겨져 있게 마련이다. 마케팅 담당자가 이 제품 아이디어를 시장과 연결시켜 상품으로 키워나가는 역할을 한다. 즉 테크놀로지스트가 창출한 제품을 '어떤 사람에 대해 어떠한 상품으로 할 것인가' 정의하고 이어 이를 '어떤 수단으로 그들에게 내놓을 것인가'를 입안하는 것이다. 전자가 제품 컨셉트의 전개이고 후자는 마케팅전략과 전술의 입안이다. 이렇게 검증된 제품 컨셉은 소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커뮤니케이터에게 넘어간다.
테크놀로지스트에 창출된 제품아이디어가 마케팅맨에 의해 제품 컨셉으로 발전해 탄생한 상품이라고 해서 소기의 목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제품 컨셉을 소비자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번역하여 전달하고 소비자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역할을 바로 커뮤니케이터가 담당한다. 커뮤니케이터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거기에 내재하는 제품 컨셉의 적절성을 소비자에게 납득시키는 일을 한다. 여기에서 비로소 제품아이디어 → 제품 컨셉의 흐름은 소비자의 생활에 뿌리를 내리고 꽃피우게 된다. 이는 고도의 창조적 작업이며 이 사고의 결과로 창출된 기본 컨셉을 크리에이티브 컨셉이라고 부른다. 제품 컨셉은 커뮤니케이터의 손에 의해 크리에이티브 컨셉화한다. 커뮤니케이터는 곧 광고, PR, 판매촉진 등의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히트상품은 제품 아이디어 → 제품 컨셉 → 크리에이티브 컨셉의 과정을 거쳐 시장에서 두드러진 영업수익을 올리는 제품을 말한다.
이번에 2003년 상반기 한국일보 히트상품에는 장수부문, 베스트부문, 이머징부문, 글로벌 부문으로 나누어 모두 103개 상품이 선정되었다. 이렇게 선정된 한국일보 히트상품이 기업과 소비자 양쪽에 선량한 영향을 끼쳐 작금의 불황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리 대 룡 심사위원장
● 심사위원 명단
리대룡(중앙대교수·위원장)
임종원(서울대교수)
김점욱(한국편의점협회전무)
윤세일(한국일보 광고본부장)
방민준(한국일보 기획특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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