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전쟁이 일어난 지 53주년 되는 해다. 정부는 나라를 위해 자신의 삶과 일생을 바친 분들의 뜻과 공을 기리기 위해 6월을 '보훈의 달'로 정하고 있다. 한국전쟁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점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해마다 이맘 때면 필자는 '한국전쟁의 노래'를 불러본다.필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바친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느껴왔다. 물론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로서 "당신이 한국전쟁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삼촌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우다 전사하여 서울 동작동 국군묘지에 안치되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단체를 만들어 보훈 가족들에게 미력하나마 지원을 아끼지 않아왔다. 이런 일들이 조금씩 알려지다 보니 강연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학교나 공공기관으로부터 초청받아 강연을 할 때마다 보훈 가족들을 예우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보훈 가족들은 정부가 지급하는 연금이 있지만 액수가 많지 않아 어렵게 지내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 필자가 알고 지내는 어느 20대 청년은 아버지가 전사해 어머니를 도우며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꿋꿋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싶지만 배운 것도 많지 않고 가진 것도 없어 현실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의 국가 유공자에 대한 처우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들 국가에서는 국가 유공자에게 연금을 풍부하게 지급하고 영웅대접을 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어떤가. 보상이나 지원이 미미할 뿐더러 국민들도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 부처로 격상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부처 격상에 걸맞게 보훈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이 나왔으면 한다. 보훈가족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국가 유공자와 가족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보훈 가족들에게 일과성이 아니라 항상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자라나는 세대에게 우리가 평화로운 조국에서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이땅에 뿌리를 내리게 된 밑바탕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몸바친 분들이 있었음을 가르쳐야 한다.
권 영 수 보훈가족돕기 참사랑봉사회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