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연설을 추진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매주 1회 KBS 제1라디오를 통해 국정운영 방향과 정국 현안 등을 국민에게 설명한다는 취지다.이해성 홍보수석은 29일 "KBS가 내달 14일부터 라디오1채널을 뉴스전문채널로 바꾸는 것에 즈음해 노 대통령의 주례연설을 제안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내달 중순부터 연설을 시작하는 쪽으로 거의 결정됐고 형식과 날짜, 타 방송국에의 녹음테이프 제공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진 배경에 대해 "미국 대통령들이 주례 라디오연설을 하는 것처럼 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진솔하게 정책을 설명하는 게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KBS는 매주 월요일 아침 출근시간대에 10∼15분동안 대담 또는 대통령의 발표문 낭독 형식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KBS는 대통령 연설이 이뤄지는 날 낮이나 다음 날 같은 시간대에 야당에 반론권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내년 총선과 맞물려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운영의 최고책임자는 정치문제도 당연히 거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례 라디오연설 추진은 노 대통령이 언론을 거치지 않고 직접 국민과 접촉함으로써, 자신의 정책 구상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나쁠 것 없다"며 "페어 찬스(공정한 기회보장)가 중요하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대통령 라디오연설은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의 '노변정담(fireside chat)'으로 시작됐으나, 루즈벨트 대통령도 12년 재임기간 30회만 했었다. 일부에선 "대통령이 너무 자주 방송에 나오면 국민이 식상해 해 결과적으로 대중이 대통령을 외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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