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신당 논의가 민주당 신주류, 한나라당 진보성향 의원, 범개혁신당 추진세력 등 세 갈래로 분화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개혁파 일부 의원들이 이번 주 중 탈당을 감행하면 '정계 빅뱅'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주목된다.신당 세 흐름 먼저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하는 '국민참여신당'이 있다. 일반 국민 10만명을 창당 발기인으로 선정하고 기간당원 100만명을 양성, 상향식 공천으로 주요 공직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주장이다. 지역주의 극복을 통한 전국정당화와 낡은 정치 청산도 주된 목표다. 신기남 천정배 의원, 이강철 대구시지부장 내정자 등 신주류 강경파는 "탈호남과 탈DJ를 위해 시스템을 통한 인적청산과 민주당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정대철 대표 등 온건파는 "민주당이 법통과 정통성을 갖고 있는 만큼 분당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진보성향 의원들은 '헤쳐모여식 개혁신당'을 그리고 있다. "지역 구도를 탈피하고 정쟁을 일삼는 구태 정치를 하지 않으려면 신당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진정한 통일과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는 세력이 정치권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책·이념에 따른 정치권 재편을 주장한다. 이부영 의원을 리더로, 이우재 김홍신 김영춘 김부겸 안영근 의원 등이 주력이다. 개혁 성향의 여야 정치인과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인사 70여명을 주축으로 9월 정기국회 전까지 신당의 골격을 갖추는 게 목표다.
개혁당, 범개혁신당 추진운동본부, 재야 및 시민단체 인사들이 추진중인 신당은 정치권 안팎의 개혁세력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참여하는 범개혁 단일신당이다. "기존 보스형 정당이 아니라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광범위한 국민 참여가 보장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개혁당 김원웅 유시민 의원과 운동권출신 386 정치신인, 신상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과 조성래, 송철호 변호사 등 부산과 울산지역 친노(親盧) 성향 '범개추' 인사 등이 주축이다. 박명광 전 경희대 부총장, 조성우 민화협 상임의장, 이해학 목사 등 재야·시민단체 인사도 원군이다.
하나로 합칠 수 있을까 민주당내 신당 논의와 한나라당 진보 성향 의원들의 탈당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주류와의 이번 주 막판 절충에 실패하면 신주류는 독자적으로 신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신주류는 우선 당 밖 개혁세력과 연대를 모색하거나, 강경파 일부가 탈당해 범개혁신당세력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수 총장은 "당 밖에 신당추진기구를 띄워 한나라당·개혁당 의원, 정치권 밖 개혁세력들을 총망라한 신당을 만든 뒤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개혁파는 독자신당과 개혁세력연합 신당을 모두 상정하고 있다. 일단 탈당한 뒤 범개혁신당 추진세력과 느슨한 정치개혁 연대를 형성, 신당을 추진하되 이념·정책 면에서 맞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신당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정치권에선 이들 세 세력이 9월 정기 국회 이전까지 '단일 신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되 여의치 않으면 일단 각자 독자생존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다시 뭉치기를 시도, '2차 정계 빅뱅'을 꾀하리라는 관측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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