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경(越境))하는 지식의 모험자들 /강봉균 외 지음현대 사회 지식과 예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들에 초점을 맞춰 그 삶과 사상을 조명했다. 지난 해 출간된 '지식의 최전선'의 후편. 자동차 디자이너, 만화제작자, 첨단 뇌과학자,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등 33개 분야 76명에 대해 각계 전문가 56명이 썼다. '이웃집 토토로' 등으로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성취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21세기 패션산업을 이끌어갈 이세이 미야케, 장 폴 골티에, 후세인 카라얀 3인의 디자이너, 가부장제 사회 여성을 '출산 도구'로 표현한 과격한 페미니스트 안드레아 드워킨 등이 포함됐다. 글 말미마다 각 분야에서 쓰이는 새로운 용어와 개념을 풀이하고, 대상 인물들의 주요 발언과 더 읽어야 할 책도 소개해 학계 동향을 파악하는데 유용하다. 여러 필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책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글의 수준이 들쭉날쭉한 것이 흠이다. 한길사 3만5,000원.
■ 살아남은 문명의 유혹 골드 차이나 /권삼윤 지음
저자는 1981년 이후 세계 60여개 국을 답사한 역사여행가이자 문명비평가. 이 책은 시안, 베이징, 청뚜 등 중국 전역의 여행기이지만 그 중 상하이, 항저우 등 경제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중국 지역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그는 중국이 하나의 나라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문명이기 때문에 지역별로 따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중국 문명의 색깔은 황색이다. 황하의 물결, 황제의 상징색도 그렇다. 책은 황색의 중국을 사람의 나라, 문명의 요람, 역사의 무대라는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1부 사람의 나라에서는 저자가 여행하면서 겪은 중국의 상술을 소개한다. 인터넷을 통해 새롭게 재현되고 있는 중국의 전통적인 인간관계 네트워크 ' (關係)'에 주목한다. 2부 문명의 요람에서는 후통과 허무두 등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을 살펴본다. 3부에서는 중국의 저력이 숨어있는 역사의 장소를 찾아본다. 북로드 1만5,000원.
■ 화이부동(和而不同)/홍승면선생 추모사업회 엮음
'근대적 직업 언론인의 조건을 갖춘 대기자' '당대 최고의 칼럼니스트'라는 평가를 받은 언론인 홍승면(1927∼1983)의 20주기를 맞아 언론계 동료와 후배들이 펴낸 평론집이자 추모문집이다. 1955∼75년 한국일보, 동아일보에 몸담고 있으면서 썼던 칼럼 '메아리' '지평선' 등(한국일보) 600편의 글을 묶었다. 그를 기억하는 언론인들의 추모 좌담도 들어있다. 그는 한문 어투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던 한국 신문의 사설과 칼럼을 일상의 말투로 탈바꿈시킨 문장 혁명가였다. 이 책에 실린 글은 거의 반세기 전의 것도 낡은 느낌이 없고, 개성과 품위를 간직하고 있다. 한국일보 입사 3년 만에 31세의 나이로 편집국장에 발탁돼 신문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동아일보 편집국장도 지냈다. 4·19와 5·16 등 역사적 격변, 시대적 상황을 꼿꼿한 신념과 의지로 지켜본 언론인의 역사적 증언이기도 하다. 나남출판 5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