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50)씨 집에 침입했던 떼강도들은 김씨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협박했으며, 범인들은 경찰의 추적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도망치는데 성공한 뒤 김씨 집에 재침입하는 보복성 2차 강도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27일 "2000년 7월6일 발생한 김씨 집 2차 강도사건은 1차 범행 당시 김씨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협박했는데도 이를 듣지 않은 김씨에게 보복하기 위해 도피중이던 나머지 일당들이 저지른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며 "수사팀이 1차 강도사건에 가담했으나 검거되지 않은 범인들을 추적하다 눈 앞에서 놓친 적이 있는데, 그 직후 김씨 집에 다시 강도가 침입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3월31일 김씨 집에 침입한 떼강도 7명 중 5명은 100억원대의 현금과 무기명 채권 등을 강탈해 달아나면서 김씨에게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협박했으며, 일당 중 김씨 집 앞에 세워놓은 차에서 망을 봤던 권모(38)씨 등 2명과 직접 범행을 한 장모(38)씨 등 3명은 같은 해 4월말과 5월초 검거됐다. 그러나 강도사건의 주범격인 현모(42)씨와 김모(46)씨 등 2명은 도피행각을 계속했다.
현씨 일행을 추적하던 경찰은 지난해 6월께 현씨가 전북 군산에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 현씨가 탄 승용차를 발견해 뒤따라 가다 군산 시내에서 신호등 때문에 멈춰 선 현씨의 승용차를 급습, 차 문을 열려 했으나 현씨 등이 문을 잠근 채 앞, 뒤 차량들을 추돌하면서 빠져나가 도주하는 바람에 검거에 실패했다. 이 사건 직후인 지난해 7월 3인조 강도가 다시 김씨 집에 침입, 혼자 있던 가정부 방모(58)씨의 손발을 묶고 이불을 뒤집어 씌운 뒤 서재를 뒤지다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1차 강도사건 때 범인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던 방씨는 경찰의 2차 강도사건 조사에서 "집안 구조를 잘 아는 듯 거침없이 곳곳을 뒤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들이 가정부에게 이불까지 뒤집어 씌운 것은 자신들의 얼굴을 기억하는 방씨에게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였다"며 "현재까지의 첩보를 바탕으로 볼 때 2차 범행은 1차 범행의 잔당들이 금품보다는 경찰에 신고한 김씨에게 보복하기위해 저지른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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