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이 1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소비와 투자도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실물경제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생산·소비·투자 등 3대 주요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6개월 후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역시 13개월째 감소해 하반기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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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7일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은 지난해 동월 대비 1.9% 감소, 지난해 2월(-0.8%)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력 업종인 반도체를 제외하면 3.6%나 줄었다. 자동차 생산은 승용차 출하가 27.2%나 급감하면서 마이너스 6.3%까지 떨어졌다.
출하도 2.2% 줄어 2001년 10월(-0.4%) 이후 19개월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내수 출하는 소비 급랭으로 5.7%나 줄었고 버팀목이 돼왔던 수출 출하 증가율도 4.8%로 전월(6.7%)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반면 경기 불황으로 재고는 계속 쌓여 2001년 4월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12.5%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소비심리 위축으로 도·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비 4.6% 감소,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며 98년 11월(-8.1%) 이후 5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도매(-3.8%), 소매(-5.5%), 자동차 및 차량연료(-5.2%) 등 전 분야에서 감소했다.
설비투자 역시 8.9%나 줄어 2001년 8월(-17.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투자 부진으로 평균가동률도 2001년 12월(71.9%) 이후 가장 낮은 73.9%까지 급락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7%포인트 감소하며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김민경(金民卿)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휴일 증가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다 사스(SARS),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생산, 소비 등이 크게 위축됐다"며 "선행지수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여서 하반기 경기회복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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