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김덕룡 의원을 원내총무 경선후보로 추대하자 다른 후보들이 강하게 반발, 당내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김문수 김무성 남경필 신영국 이성헌 의원은 27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덕룡 의원을 총무 경선 후보에 추천하고 경선 기탁금을 모아 대리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무의 위상이 당 서열 2위로 격상된 만큼 이에 걸 맞는 지도급 인사가 맡아야 한다"면서 "김 후보가 주저하고 있지만, 삼고초려해 총무 경선에 나서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아직까지 "여러 사람이 총무 경선을 준비해왔는데 대표 경선에 나섰던 사람이 갑자기 뛰어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갑작스러운 추천은 최병렬 대표 선출 후 개혁성향 의원들의 탈당 문제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와의 공감 아래 추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영국 의원은 "김 의원이 총무가 되면 보수 성향 대표와 개혁 성향 총무, 영남 대표와 호남 총무라는 아귀가 맞는 그림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박주천 안택수 임인배 의원 등은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의원에 의한 김 의원의 총무 후보 대리등록은 정치적 윤리와 신의에 어긋난 반민주적 반개혁적 작태"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김 의원이 경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믿으며, 출마한다면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인배 의원은 "이번 일이 합종연횡의 결과인지 정치생명을 걸고 밝힐 것"이라며 "5명 의원이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당을 떠나야 한다"고 경고했다.
앞서 최 대표는 26일 김영춘 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 이성헌 의원과 함께 김덕룡 의원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이 "김 의원이 원내 총무 경선에 나서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최 대표는 무릎을 치면서 "좋은 방안"이라고 적극 찬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의원 등은 경선 후 휴식을 위해 지리산으로 향하던 김덕룡 의원을 붙잡아 총무 경선에 나설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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