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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외환위기 5년, 한국 경제 어떻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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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 돋보기]외환위기 5년, 한국 경제 어떻게 변했나

입력
2003.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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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원 권순우 등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발행·1만5,000원지금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경기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난 5년간 해 온 '뼈를 깎는' 개혁은 헛것이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아직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인가.

이 책은 지난 5년간 한국 경제에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사실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평가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 경제를 두고 '압축 성장'이라는 표현이 있듯, 지난 5년간의 과정도 '압축적'이었다. 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의 말대로, 수십 년에 걸쳐 일어날 변화들이 5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아찔한 순간도 많았고,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았다.

이 책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 전반의 변화 과정과 성과 등을 거시경제, 금융, 산업, 기업 경영, 4대 부문 구조조정 등 각 분야별로 살펴 본 다음 평가를 내리고 있다.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고통을 안겨준 독약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양약으로도 작용했다. '위장된 축복'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에서 탈출하고 구조개혁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그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정부와 가계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재정과 가계의 건전성이 크게 훼손됐다. 또 경제적 규율이 확고히 정착되지도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은 현 시점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종 평가는? 시기 상조다. 평가 기준은 그 동안의 개혁이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며 지금까지 지불한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가 핵심인데 좀 더 두고 봐야 판정이 난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하기에 따라 지난 5년이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결론이다. 부록인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 경제 처방 프로그램 평가와 1997년 11월∼2002년 12월의 경제·경영 일지 등도 꼼꼼히 잘 정리돼 있어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상 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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