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를 뽑기 위해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1만여 당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시종 흥겨운 축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새로운 시작, 변화와 감동'등의 구호가 쓰여진 푸른 현수막과 푸른 막대 풍선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고, 당원들은 수시로 환호성을 지르며 새로운 지도부의 탄생을 축하했다.오전 10시 대표 경선 개표가 선언되자 행사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100여명의 개표 요원이 6대의 전자개표기로 투표 결과를 확인하는 동안 각 후보 진영 참관인들은 개표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개표 초반 서청원 후보가 최병렬 후보에 상당한 표차로 앞서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회장은 순간 "최 후보 우위를 점쳤던 여론 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냐"며 술렁거렸다.
오후 들어 최·서 후보가 1,000여표 차로 엎치락 뒷치락하며 박빙의 승부를 연출하자 두 후보 진영의 신경은 곤두설 대로 섰다. 서로 유리한 지역·지구당에 따라 최·서 후보에 각각 90%이상의 몰표가 쏟아져 순위는 시시각각 뒤바뀌었고, 그때마다 개표장 주변에는 탄성이 일었다.
개표가 끝 나갈 무렵 오후 2시께부터 시작된 전당대회는 '노쇠한 당'의 이미지를 벗어내려는 듯 참신한 이벤트로 시작됐다. 40대인 박진·김영선(여) 의원이 사회를 봤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탄 20대 남녀 17명이 당 깃발을 들고 경쾌하게 입장했다. 최병렬 신임 대표는 당선이 확정된 뒤 수락 연설을 통해 낙선한 후보들을 "당의 지도자들이다"고 추켜 세웠고, 당원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다른 후보들은 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보이면서도 새 대표에 대해 협조할 뜻을 밝혔다. 서청원 후보는 "당원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들겠다"면서 "신임 대표가 경선에서의 약속을 이행하는지 주목하며 새로운 당을 만드는데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강재섭 후보는 최 대표에게 "당을 새롭게 변화시켜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덕룡 김형오 이재오 후보도 "5년 후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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