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전북의 경기는 선두 다툼 답게 박진감 넘쳤다. 두 팀 모두 공격적으로 나선 데다 특히 스트라이커들의 감각적인 슛이 돋보였다. 결과도 가장 재미있다는 펠레스코어(3―2)로 끝났다.이날 팬들은 성남 김대의의 빠른 돌파와 전북 마그노의 개인기에 박수를 보냈고 노장 신태용, 에드밀손이 몸을 사리지 않고 뛰는 모습에 감탄했다. 5골도 모두 잘 짜여진 상태서 터진 것이어서 현장은 축구의 묘미로 들떴다. 좋은 경기가 많은 관중을 부른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긴다면 이날 성남구장을 찾은 팬들은 다음에도 그라운드를 찾을 것이다.
같은 날 울산에서는 대표팀 주장 유상철의 고별경기가 열렸다. 지난해 10월 울산에 복귀한지 9개월 만이다. 이를 놓고 팬들은 "자기만 생각한다" "J리그를 거쳐 다시 유럽행을 추진하라"는 등 찬반으로 갈릴 만큼 유상철의 J리그 유턴은 단연 화제였다.
여기서 다시 한번 밝히지만 선수들의 해외진출은 적극 권장할 사안이지 비난할 일이 아니다. 선수들은 해외에서 더 높은 수준의 기량을 익히게 되고 구단은 이적료를 챙김으로써 재투자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다만 유상철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32살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한다면 하루빨리 유럽행을 매듭지어야 하는데 다시 일본을 경유지로 택할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J리그 수준은 K리그와 대동소이해 유상철이 경험과 실력을 쌓기 위해 간다고도 볼 수 없다.
나는 해외진출, 특히 유럽진출을 강력히 권하는 사람이다. 그래야 '월드스타'들과 기량을 겨루며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 후배들이 아시아권에서 맴돌고 있는 유상철을 뛰어넘어 유럽 그라운드를 누비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
얼마전 여자축구팀이 일본을 꺾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낭보가 들려와 한참을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남자대표팀에 비할 수 없이 열악한 환경을 딛고 일어선 그들의 노고는 참으로 값진 것이다.
한국축구가 잘 나가고 있는 이때가 바로 '달리는 말에 채찍질 한다'는 옛말 처럼 축구인 모두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전 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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