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대표주자의 자존심을 걸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일 양국 선수들의 올해 중간 성적표는 올스타 휴식기(7월14∼16일)를 20여일 앞둔 26일 현재 일본의 '우세'로 나타나고 있다.올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포함된 한국인 빅리거는 부상자명단에 오른 박찬호(텍사스)와 최희섭(시카고 컵스)을 포함해 김병현(보스턴), 서재응(뉴욕 메츠), 봉중근(애틀랜타), 김선우(몬트리올) 등 6명에 이른다.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일본프로야구 슈퍼스타 출신도 스즈키 이치로, 사사키 가즈히로(이상 시애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노모 히데오, 이시이 가즈히사(이상 LA 다저스), 신조 쓰요시(뉴욕 메츠) 등 6명.
한국 선수들은 올시즌들어 압도적인 수적 열세를 극복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거듭되며 아시아 대표주자로 나설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2000년 18승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1승2패(방어율7.58)의 초라한 성적만을 기록한 채 이번 시즌 2번째 부상자명단에 올라있고 애리조나 시절(2001년) 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끼었던 김병현도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을 전환했지만 마(魔)의 2승 벽을 넘지 못하고 시즌 6패의 부진에 빠져있다.
또 시즌 초반 3경기연속 홈런 행진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예약하는듯 했던 최희섭도 지난 8일 뉴욕 양키스전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중심무대에서 잠시 물러나 있고 빅리거로 재승격된 김선우도 2경기 선발등판에서 1패만 기록했다.
다만 '제구력의 마술사' 서재응이 정교한 볼 컨트롤과 예리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4연승 행진을 벌이며 5승(방어율2.66)을 올리고 있고 '막내' 봉중근도 구원투수로 나서 5승(방어율3.53)을 거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반면 일본 선수들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공격에서는 이치로가 정교한 타격과 빠른 발을 앞세워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 1위(111안타), 타격 2위(타율 0.358), 도루 공동 2위(20개)를 달리고 있다. 또 '고질라' 마쓰이도 홈런은 7개에 불과하지만 타율 2할8푼9리에 49타점으로 신인왕을 향해 순항중이다.
또 투수부문에서는 노모가 9승(다승 공동9위), 이시이가 7승으로 LA다저스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시애틀 마무리 사사키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10세이브를 올리는 등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일본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에 놓인 한국 빅리거들이 최희섭, 박찬호의 엔트리 복귀로 탄력을 받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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