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시즌동안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당장을 뛰더라도 20개의 홈런은 칠수 있다." 세계 최연소 300홈런기록을 세우며 세계야구사를 다시 쓴 이승엽(27·삼성)이 당장 메이저리거가 된다면 시즌 20개정도의 홈런을 때릴수 있다고 장담했다. 최연소 100, 200 홈런과 7년연속 30홈런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록들을 쏟아냈던 대한민국 대표타자는 올해 국내에서의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수놓은 뒤 꿈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최근 쇄도하는 인터뷰 요청에도 불구하고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는 이승엽이 25일 대구구장서 바쁜시간을 쪼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했다.―300호 홈런을 쳤던 순간을 다시 기억하면.
"배트 안쪽에 맞아 홈런이 안될 줄 알았다. 뛰면서 속으로 넘어가라 넘어가라를 계속 중얼거렸다."
―올해 몇 개나 더 칠것으로 예상하나.
"올해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해서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 이 추세대로 가면 최소한 50개는 칠 수 있다. 솔직히 목표는 그 이상이지만 마음속으로는 일단 40개가 목표다. 이것을 달성한 뒤 50, 60개로 높여 잡겠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지 많은 팬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실패한다, 성공한다고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다. 가능성을 보고 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빅리그에서 뛰어보고 싶은 욕망이 워낙 강하고 2번의 스프링캠프를 거치는 동안 자신감을 얻은 것은 사실이다. "
―잠실구장서는 올시즌 홈런이 없다.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작년에는 대구구장 다음으로 많이 쳤다. 올해만 예외일뿐이다. 잠실이 대구보다 크게 먼 것도 아니고 거기서치나 여기서치나 모두 다 똑 같은 홈런이다."
―메이저리그 어느 팀에 가고 싶나.
"(난처한 표정으로) 지금 이런 문제가 나오면 팀에 대단히 미안하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 모든 사람이 알아야할 권리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삼성 소속이기 때문에 시즌 끝날때까지는 얘기하지 않기로 했다. "
―빅리그에 진출하면 고국에서 최고의 타자에 오른뒤 건너간 마쓰이와 자주 비교될 텐데.
"마쓰이는 훌륭한 선수지만 나와는 치는 스타일이 다르다. 마쓰이는 몸쪽 공을 선호하는반면 나는 바깥쪽 공을 좋아한다. 당장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코 뒤질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어떤 타자가 되고 싶은가.
"홈런이냐 정교함이냐는 일단 뛰면서 결정할 것이다. 지금 스타일대로 치다가 안통하면 바꿀수도 있다."
―최희섭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한다면.
"(단호하게) 나보다 낫다. 아직 자기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스프링캠프때 만나봤는데 나와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몸무게에 힘이 보통이 아니다. 2년후에는 희섭이가 정말 잘할 거다."
―가장 까다로운 국내 투수는.
"작년까지는 편했는데 이번시즌엔 SK 투수들이 너무 까다롭다. 우리팀 코치출신들이 SK에 워낙 많다보니 내 약점과 특징을 훤히 알고 파고 든다. "
―결혼후 생활이 달라졌나.
"총각때는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사람 만나는걸 워낙 좋아했는데 결혼후 완전히 '바른생활'로 바뀌었다. 시즌중에는 아예 술도 안마시고 운동에 전념한다. 아내가 어리지만 어머니 역할까지 해주고 결혼후 얻은게 너무 많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야구선수의 스트레스는 일반 직장인의 3배라는 통계를 본적이 있다. 많은 관중들이 있다보니 한마디씩 던지는 악의적인 말이 귀에 쏙쏙 들어와 아쉬울때가 많다. 중학교때부터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를 좋아했다. 노래방에서 질리도록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특별히 징크스가 있나.
"경기전 밥 먹다가 음식을 옷에 떨어뜨리면 이상하게 시합이 안풀린다. 그래서 바로 옷을 갈아입는다."
/대구=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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