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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軍6명 이라크주민에 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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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軍6명 이라크주민에 피살

입력
200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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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라크 바스라 북서쪽 200㎞ 지점 아마라시에서 영국군과 이라크 무장세력이 두 차례에 걸쳐 유혈충돌을 빚어 영국군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는 이 과정에서 이라크 무장세력측도 80여명이 사망했다고 25일 보도했다.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이라크전 종전 이후 처음 벌어진 유혈 충돌에서 6명의 영국 헌병들이 숨졌고, 두 번째 충돌에서 8명의 병사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자신의 이름을 압바스 파델이라고 밝힌 한 이라크 경찰관은 영국헌병이 이라크 민간인 시위대에 발포하면서 유혈 충돌이 촉발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영국군이 시위대에 발포, 4명이 사망하자 격분한 주민들이 이들을 추격해 총격전 끝에 6명을 사살했다는 것. 영국군과 이라크 주민들은 또 다른 장소에서 치열한 교전을 벌여 양측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군측은 마을 대표들에게 헌병 6명을 살해한 범인들을 48시간 내에 인도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같은 유혈충돌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이라크 내 시설 파괴와 무장세력의 기습공격, 약탈 행위 등과 맞물려 이라크 정정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 바그다드 북서쪽 250㎞ 지점에서는 바그다드의 발전소 등에 석유를 공급하는 송유관에서 폭파사건이 또 발생했다. 송유관 폭파는 이번이 네 번째다.

라미로 로페스 다 실바 유엔 인도주의조정관(UNHCI)은 "(이라크내의) 범죄가 점차 조직화하고 연합군에 대한 무장 공격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후 이라크를 통치하고 있는 미 군정측도 최근 발생한 석유 수송관 파괴와 이유 없는 정전 등을 예로 들며 이라크의 치안 부재 및 정치불안 상황을 시인했다.

후세인 잔존세력의 게릴라식 공격 등에 의한 점령군의 피해가 속출하자 영국의 블레어 정부와 미국의 부시 정부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군의 경우 5월1일 종전 이후 기습공격과 사고 등에 의해 56명이 숨지는 피해를 당했다.

최근 전쟁의 명분으로 제기했던 대량살상무기(WMD)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영은 자국 병사의 희생이 계속 이어지자 위기의식마저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한 자국 내의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적 피해와 이라크 복구 작업의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재정적 지출이 지속된다면 자국 국민의 지지도 급격히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자칫하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MD 확산과 테러 방지라는 명분 때문에 전쟁을 지지한 국민들은 그 같은 명분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상태에서는 언제라도 정부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철훈기자 chkim@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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