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송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송두환(사진) 특별검사는 대북 송금의 남북정상회담 대가성 문제에 대해 "일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면서도 "사실을 확정할 만큼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며 1차 수사기한인 70일 만에 수사를 종료하는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정몽헌 회장이 정부와 사전교감 하에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 아닌가.
"수사발표 내용에 어디까지를 포함시키느냐는 문제로 고심했다. 정부와 현대 중 누가 더 주도적이었는지는 향후 여러 사실 등이 드러나면 규명될 것이다. 다만 양측이 긴밀히 협의하면서 진행한 것은 사실이다."
―4,000억원은 정부가 쓴 돈이라 갚을 수 없다고 했는데 발표 결과 대부분 현대가 썼다. 김충식씨가 거짓말을 했나.
"정부가 부담해야 할 것을 현대가 대신 지급키로 한 부분이 있었던 만큼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북한이 먼저 송금을 요구했다는 부분에 대해 말해달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
―대북 송금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언제 알았나.
"관련자 공소장을 참조하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향후 변론 과정에서도 일부 알려질 게 있을 것이다."
―5월초 현대가 송금을 약속했고, 박지원씨는 4월8일 송금을 약속했다. 이는 정상회담 위한 자금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
"정책적 성격의 대북 지원금이었고, 선 투자금의 성격도 있다."
―정부의 1억달러 지급 약속은 김 전 대통령의 지시인가 박씨의 실무적 차원의 일인가.
"일부 관련 진술이 있었으나 그런 사실관계를 확정할 만큼의 단계까지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해해 달라."
―남북정상회담 특사 자격의 대북 정책 지원금이라면 정상회담 대가를 의미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당시 담당자들이 인식했던 상황, 정상회담 추진 의도 등을 종합해 나름대로 성격 규정을 해본 것이다. 그러나 왜 적법한 방법과 절차를 택하지 않았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정치·사회적 여건에 비춰볼 때 투명하고 적법한 방법으로 추진하지 못해 그분들도 자신감을 갖지 못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
―2,235억원 송금시 남은 5억원(환전은 2,240억원이었음)은 어떻게 됐나.
"개인적으로 유용된 부분은 없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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